광고 배너 이미지

[박현준] 추월의 요령

발행 2023년 03월 03일

조은혜기자 , ceh@apparelnews.co.kr

박현준의 ‘스타트업의 세계’

 

사진=게티이미지

 

나는 운전을 좋아한다. 예전에는 가끔 서킷(자동차 경주용 도로)을 가서 일반 도로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해방감과 스릴을 즐기기도 했다. 그렇다고 도로에서 위험한 운전을 한다는 것은 전혀 아니다. 문자 그대로 운전하기를 좋아한다.

 

남들은 너무 힘들다고 하는 출퇴근 왕복 3시간을 수년간 했지만, 무더위에 오래 앉아서 땀이 차는 것만 빼면 견딜만하다 여길 만큼 운전 자체를 좋아하는 편이다. 운전을 좋아하는 것은, 무수히 많은 투자처를 발굴하기 위해 이동 거리를 감수해야 하는 직업의 나에게 매우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도로 위에서 운전할 때 시간을 보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보기도 한다. 물론 운전의 집중력을 깨면 안 되기에 가장 많이 하는 것은 라디오나 음악 듣기, 요즘에는 팟빵과 같은 음성 콘텐츠도 즐긴다.

 

문제는 다들 경험해 봤겠지만 소리가 담고 있는 ‘콘텐츠’를 감상하다가도 문득문득 다른 생각에 빠지곤 한다는 것이다.

 

결국 운전 중의 음성 콘텐츠를 듣는 행위는 그 자체보다, 완전한 혼자만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대인에게 사유의 시간을 몰아주는 BGM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운전을 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간혹 나는 어느 차선을 선택해서 가야 가장 빠른 흐름에 내 차량을 맡길 수 있을지 필사적으로(?) 눈치 작전을 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누구나 상상해본 적 있을 것이다. 과속하지 않고, 도로의 흐름대로 자연스럽게 가장 빠른 차선을 선택해서 다른 차량보다 빠르게 이동하는 내 차량을. 그리고 가끔은 너무 느려진 차선을 타게 되어, 부득이하게 앞차를 추월해야 하는 상황도 도로 위에서는 자주 겪게 되는 상황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오히려 속도를 살짝 줄이는 것이 도로 위의 상황을 넓게 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빠르게 추월하기 위해 앞차를 바짝 따라붙으면 오히려 앞차와의 간격이 좁아져 옆 차선의 상황과 내 앞차 그 앞의 상황을 볼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급격한 차선변경은 사고의 위험이 있을뿐더러 빠르게 추월하기도 어려운 최악의 선택이 된다.

 

반면 살짝 속도를 늦추게 되면 내 앞차 그 앞의 상황을 보는 것도 쉽고, 또 좌우 차선의 소통상황도 한눈에 보게 된다. 오른쪽 왼쪽으로 빠질지 잠시 기다리면서 이 차선을 유지할지 등에 대한 판단을 하기가 훨씬 용이해지고, 결과적으로 더 빠르게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금의 창업기업, 스타트업들도 도로 위에서 빠르게 가고 싶은 차량과 마찬가지 입장일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다른 기업보다 빠르게 가기 위해 서두르는 것은 오히려 위험을 키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보다는 한 템포 늦추면서 여유를 가지고 좌우를 돌아보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을 하게 만들 수 있다.

 

요즘 창업자를 둘러싼 경제 환경에는 온통 부정적인 뉴스들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조바심이다.

 

모든 창업자는 ‘기업’이라는 도로 위의 차량을 운전하는 드라이버와 같다. 이럴 때일수록, 도로 위의 상황을 넓게 살피기 위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그러한 선택들이 쌓여 결국 목표에 빠르게 다다르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믿는다.

 

 



< 저작권자 ⓒ 어패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카카오톡 채널 추가하기 버튼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지면 뉴스 보기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