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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성현] 패션이 금융을 만나 성장하는 방법, 투자자에 대한 이해로부터
소성현의 ‘패션과 금융’

발행 2019년 08월 29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산업 내 경쟁, 급격한 매출 증가 등 많은 변수로 자금이 필요한 순간은 항상 온다. 그 자금을 적절한 시기, 필요한 만큼 그리고 좋은 조건으로 받기 위해서는 투자를 받을 당사자가 충분한 이해와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한다.

 

10년 이상 투자 업무를 하며, 운이 좋게도 정말 다양한 산업의 대표들을 만날 수 있었다. 금융이 아닌 다른 업에서 종사했다면 갖기 힘든 경험이어서 지금도 소중하게 인연들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패션과 화장품은 관심이 많은 산업이다. 어려서부터 옷과 신발을 너무 좋아했고, 화장품은 뷰티 스타트업이었던 미미박스의 초기투자자가 되면서 관심이 커졌다. 지금은 화장품 브랜드 사업도 하고 있다.


업체 대표와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 또는 은퇴 후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을 자주 만나며 금융에 대한 이해가 참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첫 기고글을 투자에 대한 이해로 시작하려 한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금융업을 할 당시 패션업에 투자한 기업은 현재 내셔널지오그래픽을 운영하고 있는 더네이쳐홀딩스 하나였다. 나머지는 상장 회사였기 때문에 투자라고 보기는 어렵고, 당시 패션업이라면 LF, 한섬, 삼성물산 등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그 옷을 제조하는 제조, 소재 공급 기업이 대부분이었다.


작지만 성장하고 있던 디자이너브랜드 회사도 있었고, 패션 커머스와 몇 가지 브랜드를 운영하는 회사들도 검토한 적은 있었지만 투자에 대한 목적이 성장을 위해서라기보다 경쟁자를 누르기 위한 마케팅비 또는 자금 회전을 위한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투자에 대한 이해와 조건 조율, 계약서 작성 보다 신속한 실행을 원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집행까지는 가지 못했다.

당시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여행용가방이 홈쇼핑에서 굉장히 인기를 끌었고, 회사는 빠르게 성장 중이었다. 경영진은 이에 안주하지 않고, 의류와 아웃도어로 성장 방향을 설정한 후 팀 빌딩까지 끝낸 상태에서 투자유치를 진행했다. 그 결과 투자자들이 투자를 받아달라 요청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반대의 경우는 너무 많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청바지 전문 브랜드와 캐주얼, 패션커머스 회사까지 거느렸던 A사는 상장을 준비하던 도중 브랜드 매각 자금이 일부 늦어지고, 내부 현금 흐름에 문제가 생기자 단기 자금을 구했다. 아쉬운 것은 마지막까지도 솔직한 팩트 제공보다 상장을 주관사의 가공된 얘기들과 근거 없는 얘기들이 주가 되어 결국 진행되지 못했다.


어떤 산업이든 금융을 활용하지 않고, 사업으로 창출되는 수익을 차근차근 모아 성장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산업 내 경쟁, 급격한 매출 증가 등 많은 변수로 자금이 필요한 순간은 항상 온다. 그 자금을 적절한 시기, 필요한 만큼 그리고 좋은 조건으로 받기 위해서는 투자를 받을 당사자가 충분한 이해와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한다.


투자자 입장에서의 핵심 판단 기준은 해당 기업이 현상 유지보다 성장을 추구하고 그 성장의 정확한 근거를 가지고 있느냐에 있다.


간혹 투자 유치에 실패한 대표들을 만나보면, 하나같이 ‘내가 정말 사업은 잘하고 있는데, 투자자들이 이 산업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러면 나는 동종 산업 내에 더 좋은 회사가 있기 때문이라고 현실적인 조언을 한다. 그리고 준비가 부족한 상태라는 점을 알려준다.


그리고 투자자들은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급행’을 싫어한다. 투자에 대한 결정도 신중해야 하지만 그보다 오래 걸릴 수 있는 것이 계약서 진행이다. 많은 사람들이 투자를 결정했으니 계약서를 서둘러 쓰자고 한다. 투자자는 자금을 투자하고, 그것으로 수익을 내기를 원한다. 그런데 자신이 투자하는 곳에서 계약서를 대충 빨리 쓰자고 하면 책임감이 없거나 너무 작아 불안하다고 여기게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금융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면 약점을 잡히거나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모든 계약은 서로 페어한 상태에서 진행되어야 하고, 무엇인가 불리해 보이는 이슈를 숨긴다고 숨겨지는 것도 아니다. 차라리 처음부터 투명하게 오픈을 하고, 조율해 나가는 것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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