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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김수진의 패션 칼럼 <15>
홀세일 생태계를 위한 컨버전스의 조건

발행 2019년 01월 10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김수진의 패션 칼럼 <15>

 

홀세일 생태계를 위한 컨버전스의 조건 <上>

 

디자이너 브랜드의 경우 공기업과 민간기업을 통해 B2B 플랫폼이 시도된 바 있지만, 공기업의 태생적 한계인 사업 지속성이 계속 불안을 만든다. 또 이 시장의 실무를 경험해 보지 못한 이들에 의해 기획되고, 태생이 반응형 비즈니스가 아닌 이들은 '융합'에 능하지 못했다.

새해가 밝았다. 글로벌 컨설팅 매킨지 그룹은 올해를 ‘패션 업계가 잠에서 깨어나는 해’로 정의했다.


지정학적, 경제적, 사회적 이슈들이 썰물처럼 밀려들고 플레이어들에게는 디지털 우선 사고방식과 빠른 시장 접근을 요구하지만, 한국의 홀세일러들은 SCM(SCM; Supply Chain Management) 이슈만으로도 24시간이 모자라다.


한국의 동대문과 독립 디자이너 홀세일 시장은 좋은 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유통 시스템의 한계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수동적이었다. 그나마 디자이너 시장은 다양한 채널에 능동적인 움직임을 보여 왔으나 자금력에서 지속적인 투자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동대문 도매시장은 우수한 제조 시스템에 비해 채널의 한계로 유통의 기동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늘 있어왔다. 다수의 공기업과 대기업은 이들의 생태계 조성을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해왔으나, 이렇다 할 성공 모델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가장 큰 진입 장벽은 ‘그들만의 리그’ 그 자체였다.


한국의 패션 상품을 소매 유통하는 온라인 플랫폼은 인터넷 쇼핑몰이라 불리는 소호몰들과 디자이너 브랜드를 다루는 B2C 플랫폼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각자의 영역 안에서 그 경계는 허물어지기 시작했고 애매한 디자이너 브랜드에는 도메스틱 브랜드라는 명칭이 붙었다.


그리고 이 B2C 시장의 소싱 포트폴리오 덕분에 이에 익숙한 공급자들은 영원히 섞이지 말아야 할 물과 기름으로 서로를 대하는 듯하다.


브랜드력과 자체 상품력으로 중무장한 동대문 홀세일러와 컬렉션 상품기획을 지향하지만 시스템이 부재한 독립 디자이너 브랜드, 이 둘을 디자이너가 대표인가 아닌 가로 구분 짓는 것이 맞을까. 그 어떤 것도 우위에 둘 기준을 우리는 합의하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B2B라는 생태계의 수요자들은 오리지널리티와 감도가 있는 상품과 아닌 상품, 혹은 합리적 상품과 아닌 상품을 구분할 뿐이라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특정 브랜드를 인지하고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것은 한국에서의 인지도와는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B2B는 B2C와 달리 선호 고객이 중첩되지 않는다. 서로의 영역을 등지고 자국 안에서 존재 증명을 하려 해도 글로벌 스탠다드 안에서는 무의미하다.


패션 B2B 플랫폼은 수주 전시회와 쇼룸 비즈니스, 일부 온라인 B2B 플랫폼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앞서 두 가지 채널은 공급자의 자금력과 전담 인력의 지속성을 필요로 한다. 점차 글로벌 수주 전시회가 영향력을 잃어 가면서 투자 수익률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일부 브랜드의 신화만으로 인식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직접 해외 리테일러가 찾아오는 동대문 도매 시장 역시, ‘한국 프리미엄’이 사라진지 오래다. 이는 전 세계적인 디지털 플랫폼의 수요나 수치, 현상을 설명하지 않아도 명백하게 체감하는 오프라인 플랫폼의 한계다.


그러나 한국 발 온라인 B2B 서비스의 경우 벤더, DB를 통해 사람이 직접 뛰는 컨설팅 서비스, 온라인 마케팅에 국한되어 있다. 이를 플랫폼과 결합시킨 이커머스는 찾아보기 어렵다.


국내 B2B 플랫폼들이 추가적인 글로벌 확장을 위해 동대문과 전략적 협업을 시도하고는 있지만, 명백한 퍼포먼스가 전제되지 않는 이상 행동 유도가 어렵고, 그레이마켓의 거래 추적과 세금 양성화가 필요해 이 또한 진입장벽이 예상된다.


디자이너 브랜드의 경우 공기업과 민간기업을 통해 B2B 플랫폼이 시도된 바 있지만, 공기업의 태생적 한계인 사업 지속성이 계속 불안을 만든다.


또 이 시장의 실무를 경험해 보지 못한 이들에 의해 기획되고, 태생이 반응형 비즈니스가 아닌 이들은 ‘융합’에 능하지 못했다.


단적인 예로, 물류와 풀필먼트, 글로벌 PG 서비스가 부재한 반쪽자리 크로스보더 커머스가 B2B 플랫폼의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다. 타 산업 군과 경쟁자들을 컨버전스의 대상으로 보지 못하면 온전한 생태계 자체가 만들어지기 어렵다.


그렇다면 홀세일 생태계를 위한 컨버전스에는 어떤 요소가 필요하고 이들에게 필요한 철학은 무엇일까. 다음 편에서 살펴보기로 하겠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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