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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김수진 디자이너의 패션 칼럼
‘경험의 발견’으로 소비자들과 연결하라

발행 2018년 10월 25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특별기고 - 김수진 디자이너의 패션 칼럼<14>

 

‘경험의 발견’으로 소비자들과 연결하라<1>


 

공급자에게 있어 판매행위가 도착의 지점이라면, 소비자에게 소비는 시작인 셈이다.
이제는 생활방식 관점에서 더 나아가 개별화된 소비자와 직접적인 정서적 연결고리를 만들고 이들을 적극적으로 개입시켜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소확행’ 소비와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중시하는 ‘가심비’ 등 소비의 이유와 방식이 달라졌다.


필자는 10여 년의 시간 동안 시즌을 준비하고 쇼를 기획하여 6개월에 한번 관객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해 온 작가의식이 짙은 디자이너였다.


6개월이면 사라져 버릴 신기루 같은 가치를 두고 ‘마땅히 남을’ 메시지와 공감각을 만들기 위해 투쟁적으로 임해 왔던 것 같다.


디자이너에게 쇼라는 도구는 단순한 신상품 발표회가 아니다.


이는 소비자에게 브랜드 의식을 경험 시키는 장이다. 특히 자체 플래그십 스토어가 아닌, 위탁 유통으로 상품을 전개하는 디자이너 레이블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쇼는 메시지를 제대로 던질 줄만 안다면, 브랜드 경험이 그대로 전달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아주 비싼 도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당한 대가로 매개되지 못한다면 그것은 상품과 소비자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만드는데 실패했거나 어느 한쪽은 준비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가치에 대한 고민은 거기서부터 시작됐다. 


상품 과잉 시대에 큰 물량과 다소 긴 호흡의 상품기획을 준비하며 어떻게 하면 소셜 네트워크의 바이럴을 늘릴 것인가 고민하는 이들 사이에, 세상의 호흡은 조금씩 달라졌다. 


저 마다의 소비 방식 사이에서 움트고 있던 이 변화는 작지만 세심했고, 이제 소비 방식의 주요 논리가 되었다. 이들은 브랜드를 통해 있어 보이려 하지 않고, 단순히 용도만을 위해 사지도 않는다.


소규모지만 파편화된 취향을 가진 상점 내지는 개인을 통해 그들과 공명하며 그 공감을 ‘보이는’, ‘들리는’, ‘맛보는’ 형태로 소비하고, 생활 안에 들여놓는 방식이다.


이는 상품을 통해 공감하고 싶은 타인과의 접점을 만들고 이 경험을 통해 자신의 가치관과 생활방식을 증명해 나가는 것이다. 이는 실질적인 물건의 가치보다도 대상의 의미를 개념화 시키는 행위다.


공급자에게 있어 판매행위가 도착의 지점이라면, 소비자에게 소비는 시작인 셈이다.


이제는 생활방식 관점에서 더 나아가 개별화된 소비자와 직접적인 정서적 연결고리를 만들고 이들을 적극적으로 개입시켜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섹터 구성부터 진열 방식까지 많은 것이 달라져야만 한다.


현재 우리나라 유통 플랫폼에서의 큐레이션은 랭킹의 다른 표현일 뿐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다른 사람의 행동을 살피어 함께 움직이려고 하는 밴드 왜건 효과(Band wagon Effect)에 아직도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는 자신과의 연결고리를 원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사용한다는 사실만을 근거로 내밀고 있으니, 이는 플랫폼들이 그저 오늘만 살겠다는 의지처럼 들린다. 이는 소비자의 탐색 비용을 줄여줄지언정, 발견의 재미나 새로움을 주지 못한다. 


굳어버린 랭킹과 수없이 따라오는 신규 섬네일로 만들어진 마켓은 힘이 셀 수록 이 생태계를 훼손한다.


큐레이션은 방향성을 가진 필터링이다. 큐레이션의 역할은 의미와 맥락을 돋보기로 보여주는 역할이어야 한다. 바잉도 하지 않는 바잉 MD의 진열 권한을 강화할 것이 아니라, 만들었으니 팔아 달라 할 것이 아니라, 데이터에 기반한 AI와 맥락을 읽는 사람의 감각이 만나 개인화되어야 한다. 


제품 그 자체가 아닌, 놀이 혹은 도덕적 만족감, 선민의식 등과 같은 정서적 공유 동기로 콘텐츠를 등가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디자이너가, 생산자가, 공급자가 만들 것은 물건이 아니다. 새로운 의미와 경험이다. 지금 고객에게 의미 있는 소비는 무엇인가 발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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