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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김소희의 트렌드 레터 (29)
‘흔하지 않은 것들’은 어떻게 기획 되는가

발행 2017년 03월 17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김소희의 트렌드 레터 (29)

‘흔하지 않은 것들’은 어떻게 기획 되는가




패션은 패션의 고유 영역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박리다매가 공식이던 시절도 있었지요. 그러나 이미 그 시장은 포화되었습니다. 패션 고유의 영역은 사람들에게 꿈을 파는 시장입니다.




안녕하세요. 김소희 입니다.
오늘은 패션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바로 상품기획에 대한 얘기 말이지요. 여러분의 브랜드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상품을 기획하고 계신지요.
우리는 각자 상품기획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들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믿는 방식은 과연 얼마나 옳은 것이고, 얼마나 적절한 것일까요?
소비자들은 백화점 옷에 대해 ‘전부 비슷비슷하다’고들 이야기합니다. 사실 이 문제는 우리 자신도 알고 있는 문제입니다. 중요한 것은 왜 우리는 전부 비슷비슷한 옷을 하고 있을까 하는 점인데요. 우리가 기획 전에 하는 분석들이 맞는 것이라면, 사실 이 비슷비슷한 옷들은 꽤 잘 팔려야 하지만 그렇지도 않습니다.
즉 정리해 보자면, 우린 왜 인지 모르지만, 소비자가 그걸 원하지도 않고 그렇게 해야 잘 팔리는 것도 아니지만, 어쩐지 어느 날 부터인가 계속 비슷비슷하게 하고 있는 중입니다.
비슷비슷한 옷의 슬픔은 결국 가격을 내릴 때 판매가 된다는 것이죠. 기업에게 할인정책은 고통인데요. 요즘 이런 악순환의 고리에 물려있는 기업들이 한 둘이 아닙니다. 많이 만들고 많이 팔리는 듯 보이지만, 속으로는 점차 빈곤해지고 있으니까요.
전에 한 의류기업 CEO께서 그런 얘길 하시더군요. 예전에는 패션은 정말 벤처였다구요. 터지기만 하면 수익률이 높아 참 재미가 있었는데, 지금은 5% 수익도 어렵다구요. ‘5%면 내가 차라리 원룸을 지어서 월세를 받고 말지’ 하시면서 말입니다.
요즘 패션시장은 크게 양분되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생필품으로서의 잡화시장입니다. 소비자들은 잡화를 살 때 1원도 더 지불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슈퍼마켓에서 치약을 사는 것과 같은 이치죠. 치약 중에서도 더 좋은 것들이 있겠지만, 소비자들은 대부분 가성비만 보고 선택을 합니다. 나는 꼭 이 치약만 써! 라는 사람은 거의 없지요.
안타깝게도 비슷비슷한 옷들은 이 잡화 시장에 속합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공식대로 만드는’ 공산품의 시장, 즉,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물건이란 뜻입니다. 일단 이 잡화시장에 진열되어 있으면, 소비자는 그들이 무슨 얘기를 해도 듣지 않고, 그저 가성비만 따져보게 되어 있죠. 사실 이 시장에서 스토리텔링이니 여러 가지 마케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울 수도 있습니다. 저 잡화 시장은 지금 유니클로와 지마켓, 또 기본품을 하는 여러 마트형 브랜드들의 독식무대가 되었습니다.
또 하나의 시장은 잡화시장이 아닌 패션 시장, 이것은 패션 고유의 영역이며, 이 시장 또한 아직 건재합니다. 이 시장에서 쇼핑을 할 때, 사람들은 가성비나 가격의 적정성 따위는 따지지 않습니다. 여기 걸려 있는 물건은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라 특별한 사람만 만들 수 있으니까요. 왜 베트멍 청바지는 100만원이 넘는데도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갈까요? 이 브랜드는 겨우 2014년 런칭한 브랜드인데 말입니다.
우리의 문제는, 백화점과 기업이 합심(?)하여, 백화점 브랜드라는 옷들을 패션시장이 아닌 잡화시장에 진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백화점엔 특별한 사람의 이야기도 옷의 이야기도 없고, MD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애초에 이렇게 잡화시장에 진열되어 있기 때문에, 갖가지 마케팅을 해도 반응이 없고, 사실 그렇게 비슷하지도 않은데 소비자들이 자꾸 비슷하다고 하는 것이지요.
패션은 패션의 고유 영역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박리다매가 공식이던 시절도 있었지요. 그러나 이미 그 시장은 포화되었습니다. 패션 고유의 영역은 사람들에게 꿈을 파는 시장입니다. 이 비즈니스가 가졌던 고유의 매력, 우리에게 꿈을 꾸는 능력이 아직 남아있을까요?
저가의 늪, 저 수익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이상 기성 패션의 미래는 암울합니다. 오늘 하루라도 한번 꿈을 꾸는 방법에 대해, 이런 단어가 싫으시다면 고수익과 고부가가치형 패션이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김소희트렌드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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