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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아듀! 미켈레

발행 2023년 01월 09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김재환의 ‘명품의 탄생’

 

지난달 기사를 통해 ‘앙꼬 없는 찐빵’, ‘이빨 빠진 호랑이’, ‘손흥민 없는 국대’와 같은 일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하였다. 그것은 바로 ‘미켈레 없는 구찌’다.

 

패션하우스의 디자이너 교체는 항상 일어나는 일이지만, 구찌와 알렉산드로 미켈레의 결별은 다른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 구찌는 엄마 가방 브랜드를 섹슈얼한 구두 브랜드로 재탄생 시킨 톰 포드 이후 잃어버린 10년을 보냈다.

 

하지만, 톰 포드와 스타일은 전혀 다르지만 ‘혁신의 강도’는 그에 못지 않은 미켈레에 의해 새로운 구찌 유니버스(?)가 만들어졌다.

 

미켈레의 구찌는 맥시멀리즘, 정치적 올바름, 키치, 긱 시크 등 여러 단어로 설명될 수 있지만,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키워드는 ‘MZ’라고 생각한다. 구찌보다 그들을 대변할 수 있는 브랜드가 있을까. 강한 것은 부러지기 마련이지만, 매 시즌 다른 강함을 보여주는 창의성으로 젊은 패션 피플들을 사로잡았다.

 

2015 FW 남성복 컬렉션을 1주일 앞두고 프리다 지아니니를 대신하여, 긴급 투입된 그는 화려함의 끝판왕을 보여주는 파격적인 맥시멀리즘으로 구찌의 역사를 바꿨다. 그리고 2023 FW 남성복 컬렉션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 미켈레는 집이자 가족이었던 구찌하우스를 갑자기 떠났다. 등장 못지않게 퇴장도 너무나 미켈레다워 섭섭하지만 멋지다는 생각도 들었다.

 

구찌는 ‘럭셔리한 스트릿 패션’일까, ‘스트릿한 럭셔리 패션’일까를 고민하게 만든 미켈레의 창작물 중 재미있고, 천재적인 것들에 대해 얘기하며 아쉬움을 달래 볼까 한다.

 

 

꿀벌 스니커즈

짝짝이 신발을 처음 선보인 것은 피비 필로의 셀린이다. 이후 여러 브랜드의 많은 디자이너들이 비대칭 슈즈에 도전했지만, 패션쇼나 시상식이 아닌 길거리에서 자연스럽게 신고 다니는 문화를 만든 것은 구찌의 꿀벌 스니커즈다. 초록색과 빨간색의 좌우 비대칭 컬러를 사용했지만, 구찌의 시그니처 GRG(Green Red Green) 스트라이프의 초록색과 빨간색이기에 어색함 없이 자연스러울 수 있었다.

 

 

오스테리아 레스토랑, 데코 컬렉션

미켈레는 유명도시에 구찌가 직접 제작한 테이블웨어를 사용하는 ‘구찌 오스테리아(Gucci Osteria)’라는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이어서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테이블웨어를 중심으로 홈리빙 컬렉션 ‘구찌 데코’도 런칭했다. 이는 성공한 패션 브랜드인 구찌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관여하게 하려는 전략가적 면모를 보여주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유쾌한 콜라보레이션

요즘은 콜라보의 홍수라고 할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콜라보가 시도되고 있지만, ‘구찌×발렌시아가’처럼 센세이션한 것은 없었다. 아니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 발렌시아가의 트리플 S에 구찌 패턴이 들어가거나 구찌의 디오니소스백에 발렌시아가 로고가 들어가는 정말 상상도 못하는 파격이었다. 마치 갤럭시와 아이폰, 현대차와 기아차가 콜라보한 것과 같다고 할까. 이 역시 미켈레만이 선사할 수 있는 파격적인 유쾌함이다.

 

비록 미켈레는 떠나지만, 톰 포드가 예상치 못하게 테일러드 수트로 무장한 남성복을 들고 우리에게 돌아온 것처럼, 미켈레 역시 돌아올 것이다. 그때 그의 손에 무엇이 들려 있을지 다 함께 기대해 봐도 좋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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