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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사면초가의 중저가 아동복, 활로는 없나

발행 2022년 08월 30일

정민경기자 , jmk@apparelnews.co.kr

백화점 유아동복 조닝 / 사진=어패럴뉴스

 

출산율 세계 꼴찌의 한국, 저출산 여파로 영유아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산업이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의하면 2021년 기준 한국의 출산율은 가임 여성 1명당 0.81명으로 세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0.84명보다 더 줄어든 것으로 OECD 회원국 평균 1.61명(2019년 기준)의 절반에 불과하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출산율 하락이 가속화되면서 국내 유아동복 시장 역시 축소된 지 이미 오래다.

 

하지만 최근 시장 판도는 과거와 다른 양상이다. 아이는 줄었지만, 씀씀이가 커진 한 자녀 가정이 증가하면서 고가 시장은 오히려 호황이다. 명품에 익숙한 젊은 부모들은 한 벌에 100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 아동복에 턱턱 지갑을 연다. 비싸야 잘 팔리는 기현상이 고착화되고, 고가 시장으로의 쏠림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반면 중저가 아동복 브랜드는 사면초가다. 코로나 기간을 거치면서 규모도 크지 않은 시장의 양극화는 심해졌다. 소비의 흐름이 고가와 저가로 더욱 분명하게 갈리면서 명품이거나 가성비 좋은 저가 브랜드로 양분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코로나 기간에도 공격적인 물량 배팅과 매장 확대로 외형을 키워온 ‘탑텐키즈’와 ‘폴햄키즈’가 상위권 매출을 싹쓸이했다. 이제 중저가 시장은 ‘탑텐키즈’와 ‘폴햄키즈’가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하위권 브랜드 간 매출 격차가 크게 벌어진 가운데, 중저가 시장에서는 마켓쉐어 확장 전략 카드로 물량과 가격이 강조되며 브랜드의 자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밀리는 상황이 됐다.

 

토종 아동복 브랜드의 입지는 당연히 더 불안해졌다. 새로운 타개책이 시급하다. 유아복 전문 업체들의 움직임을 보면 더욱 분명하게 그려진다.

 

최근 2~3년 사이 대형마트에서 100~200개 매장을 운영해 온 제로투세븐, 아가방앤컴퍼니 등 대형사들이 오프라인 영업을 중단했다. 저출산이 심화되는 가운데 오프라인 영업을 유지할수록 손실이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제로투세븐은 8월 31일 패션사업부문의 영업을 종료한다고 공시했다. 패션사업부문의 매출 감소와 영업손실 지속 때문이다. 대형사가 전개 중인 유아복은 이제 한세드림의 ‘모이몰른’과 아가방앤컴퍼니의 ‘아가방’ 뿐이다.

 

유통, 상품, 마케팅 등 브랜드만의 타개책이 필요할 때다. 토종 아동복으로 매출 규모가 가장 큰 ‘에스핏’은 타겟층을 확실하게 공략할 수 있는 캐릭터 플레이에 강하다. 올해 역시 여아들에게 인기가 좋은 캐치티니핑에 이어 포켓몬스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 상품 출시와 동시에 매출 볼륨을 크게 키웠다.

 

소이어패럴의 ‘소이’와 ‘에꼴리에’는 대리점 사업 강화로 수익 개선에 나서고 있다. 동네 상권을 공략해 점주들에게 정상 상품은 40%, 이월 상품은 30%로,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율을 책정, 상생 관계를 유지하면서 대리점을 확대하고 있다.

 

낮은 출산율도 출산율이지만, 양극화는 성숙한, 저성장의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더 높은 수준의 차별성과 경쟁력을 요구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브랜드의 영속성을 높이기 위해 무엇이 고객을 움직이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사라지게 된다.

 

정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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