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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무신사 논란··· 1등이란 자리의 무게

발행 2021년 03월 16일

오경천기자 , okc@apparelnews.co.kr

오경천 기자

 

 

[어패럴뉴스 오경천 기자] 온라인 플랫폼 ‘무신사’가 연이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얼마 전 있었던 협력 업체 관련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성차별 마케팅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무신사는 짧은 시간 연간 거래액 1조원 이상의 대형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 존재감은 외형을 떠나 독보적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2, 3위 플랫폼과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그 규모와 존재감에 비해 내부는 채 성숙하지 못한듯 하다. 사람이든 조직이든, 문제는 언제나 생긴다. 중요한 것은, 그 문제를 대하는 태도다. 그 태도에서 성숙도는 드러난다. 

 

몇 년 전 무신사는 故 박종철 민주열사를 희화화한 ‘탁 치니 억하고 말랐다’는 양말 광고로 뭇매를 맞은 적이 있다. 무신사는 다음날 즉시 사과문을 게재하고 담당 직원 징계와 전 직원 대상 현대사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무신사의 이러한 조치에 대해 소비자들은 ‘사과의 정석’이라며 오히려 격려와 칭찬을 보냈다. 성실하고 진실한 태도에 대한 신뢰감이 더 높아지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오히려 그 대응이 문제를 키웠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개월에 걸쳐 여성들에게만 할인쿠폰을 지급한 일에 대해 남성 소비자들이 차별당했다고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남성 비중이 절대적인 무신사로서는, 여성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이었겠지만, 모든 마케팅은 아직 내 고객이 아닌 사람보다, 이미 내 고객인 사람을 배려하는 게 기본이다. 명백한 실수다.

 

더 큰 문제는 이후에 발생했다. 무신사에 불만을 품은 남성 고객이 게시판에 무분별 댓글로 해당 사실을 알리기 시작했고, 무신사는 게시판 운영정책상 도배글에 해당된다며 60일의 서비스 이용 정지를 고지한 것이다. 어떤 속사정이 있었든, 고객에게는 ‘갑질’로 받아들여지기 마련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의 비난이 쏟아졌고, 무신사는 그때서야 사과문을 띄웠다. 그런데 이 사과문이라는 것이,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확실하게 노출돼 보이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러자 소비자들은 더 분노했다. 무신사 게시판에는 ‘무신사를 떠나겠다, 대체 쇼핑몰을 알려달라’는 식의 소비자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얼마 전 있었던 협력업체 관련 논란의 본질 역시 다르지 않다. 시장 물건을 주로 취급하는 플랫폼에 입점하는 협력업체 브랜드를 퇴점시키겠다는 무신사의 ‘문자’가 화근이었다.


무신사는 해당 분야 1등 플랫폼이고,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게 된 엄연한 유통사다. 그런 회사가 내부적으로 정리된 MD 정책, 입점 규정에 대한 설명도 없이, 퇴점과 관련된 내용을 ‘문자’로 통보하고 이를 다시 물리는 허술한 일처리 방식을 보였다. 

 

시장 물건을 파는 곳들에, 브랜드들이 입점해 소비자 혼란을 초래한다면, 마땅한 규정을 만들어 협력사들에게 고지하고 협상을 벌이고, 합의점을 찾아가야 한다. 공문도 아닌 문자로 처리되어서는 안 되는 일인 것이다. 

 

표면상 이유와 실제 이유가 따로 있다 해도, 일을 처리하는 방식은 엄격함과 일관성을 지켜야 한다. 무신사는 이제 막 출발한 스타트업이 아니다. 만약 직원 한 사람의 일탈 내지 실수, 헤프닝 정도로 여기고 있다면 절대 안 될 일이다. 무신사는 이제 패션 업계에서 너무 중요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성공에는 마땅한 책임이 따른다. 그래서 ‘중요한 회사’는 스스로에게 더 엄격해져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그것을 줄이기 위해 기업들은 그 내부에 규율과 규정을 만든다. 이번 일이 성숙함을 갖추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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