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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트렌드 파괴력, 스트리트웨어 버금갈 것”

발행 2022년 01월 05일

장병창 객원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메타의 저커버그가 디지털  패션 비젼을 시연하는 모습.

 

2030년 메타버스 패션 시장 규모 540억 달러 전망

보수적인 명품, 이번엔 가장 먼저 메타버스 탑승

 

“2045년 어느 날. 당신은 사람과 장소, 사물에 관한 데이터를 관찰할 수 있는 안경을 쓰고 맨해튼 거리를 걷다 친구를 만나게 됩니다. ‘불타는 옷!’. 친구의 발렌시아가 꾸뛰르 케이프가 불길에 휩싸여 있지만 당신은 별로 놀라지 않습니다. 안경을 벗으면 친구가 티셔츠에 스웻 팬츠 차림인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미국 패션 매거진 GQ가 메타버스의 비전을 다룬 기사의 한 토막이다. 지난해 10월 말 회사 이름을 페이스북에서 메타(Meta)로 바꾼 CEO 저커버그가 설명회에서 그의 디지털 패션 비전을 밝혔던 장면과 비교된다. 그는 가상 옷장의 옷들을 살펴보고 아바타 앞으로 걸어가 스와이프 제스처로 평범한 긴 소매 크루넥, 청바지, 해골 점프 슈트, 우주복으로 사이클링 하는 모습을 직접 시연해 보였다.

 

메타버스(Metaverse)는 무엇일까. 메타버스의 대모로 불리는 퓨츨인텔리전스그룹 CEO 캐시 해클(Cathy Hackl)은 ‘물리적, 디지털 생활의 융합’이라고 정의하며, 현재 우리는 웹 1.0세대에서 웹 2.0세대에 진입했고, 웹 3.0세대로 향하고 있다고 했다.

 

과연 메타버스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메타는 지난해 이미 AR과 VR 부문에 100억 달러, 올해는 340억 달러를 투자한다며 사운을 걸었다.

 

메타는 시연을 마친 후 ‘발렌시아가! 우리 메타버스 시연 어땠어?’라는 문자를 트윗에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포트나이트와 버추얼, IRL 컬래버레이션으로 비디오 게임 애프터월드를 히트시킨 디자이너 뎀나 등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패션 업계의 메타버스를 향한 발전 속도가 그만큼 앞서있다는 의미다.

 

버버리의 첫 NFT 캐릭터 ‘샤키 B’ / 출처=버버리

 

팬데믹에 온라인 체류 증가...쇼핑 행태 변화

 

블룸버그 등은 디지털 패션에 임하는 명품 브랜드들의 자세가 20년 전과는 극히 대조적이라고 지적한다. 포레스트 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2008년 아마존 프레임이 출범한 지 3년이 지나도록 온라인 판매를 하는 명품은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그만큼 전통적으로 디지털 판매를 기피해 온 것 명품 업체들이 지금은 최일선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에만도 발렌시아가와 포트나이트의 모기업 에픽 게임스가 합작으로 내놓은 비디오 게임에 이어, 영국 스테판 쿡과 심스, 버버리의 NFT 컬렉션 블랑코스 블록 파티, 구찌가 로블록스와 손잡은 골든 메타버스와 아리아 컬렉션 필름, 루이비통의 200주년 기념 NFT 루이스 더 게임 등이 줄을 이었다.

 

랄프 로렌은 한국의 제페토와 손잡고 제페토 랄프 로렌 컬렉션을 런칭한 데 이어 12월 로블록스를 파트너로 버추얼 푸퍼 재킷, 체커드 비니, 레트로 스키웨어 등을 출시하는 의욕을 보였다. 연말에 들어서는 일주일에 하나꼴로 패스트 패션의 자라, 온라인 패션 부후, 포에버 21등이 대열에 합류했다.

 

이처럼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메타버스에 몰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팬데믹을 겪으면서 사람들의 왕래가 부자유스럽고 집 밖 출입이 줄어들면서 인터넷을 접할 시간이 길어졌다는 점이 꼽힌다.

 

 

나이키는 패션 스니커즈 전문 NFT 컬렉터블 제작사 RTFKT를 인수했다. / 출처=아티팩트 스튜디오

 

플랫폼 간 아바타 이동 장벽, 장애물 많아

 

이마케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미국 성인들은 하루 평균 7시간 50분을 게임 등 디지털 관련 행위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15% 늘어난 것이다. 이와 관련 영국 BBC는 ‘미팅 시간까지 5분의 여유가 있다면 어떤 앱을 열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어 트위터, 인스타그램, 틱톡, 게임 앱 등을 열거한 후 Z세대의 대다수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찾는다는 답안을 내놨다. 자신의 아바타가 잘 있는지 궁금해서라고 했다.

 

지난해 10월 페이스북이 회사 이름을 메타로 바꾸고 메타버스에 주력하겠다고 선언한 후 곧이어 모건 스탠리 은행이 메타버스 패션 시장 규모가 오는 2030년이면 54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것도 패션 브랜드들의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NFT 상품 매출이 지난해 2분기 13억 달러에서 3분기 107억 달러로 껑충 뛰어, 540억 달러라는 금액이 과소 추정된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메타버스 선두 주자들의 기술 개발과 홍보 노력도 높이 평가된다. 예컨대 파브리켄트 등의 경우 유저들이 소셜 플랫폼에서 디지털 아바타를 직접 만들어 팔 수 있으며, 나이키가 인수한 버추얼 스니커즈 기업 아티팩트(RTFKT)의 기술력 등이 그 본보기다.

 

반론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신봉자들이 얘기하는 메타버스의 장점은 제조 비용이 극히 저렴하고 물리적 법규 제약이 없다는 것이다. 그 결과 디자이너들이 한껏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고 제품의 손상이 없다는 것이다. 원자재나 운송, 재고 관리에 대한 걱정도 없다. 기업들의 가장 큰 현안인 지속 가능성에 대한 걱정도 없다.

 

이러한 속성들로 인해 지난해 말 파리 컨퍼런스에서는 메타버스의 패션 트렌드 파괴력이 스트리트웨어에 못지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패션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다는 의미로도 이해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메타버스의 장래를 위해서는 우선 넘어야 할 장애물이 있다. 아바타가 한 플랫폼에서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로블록스에서 포트나이트로 원정을 갈 수가 없다. 이 벽을 허무는 것이 저커버그의 첫 번째 과제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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