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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기] 콜라보, 브라보! 세상을 바꾸는 콜라보레이션의 힘

발행 2020년 08월 05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김홍기의 ‘패션 인문학’

 

미식축구선수 콜린 캐퍼닉의 나이키 광고
미식축구선수 콜린 캐퍼닉의 나이키 광고

 

소비자의 감성을 울리는 데만 치중하는 스토리텔링이 아닌 스토리 두잉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킬 때 브랜드는 인간의 품격을 갖게 된다는 점을, 성공한 콜라보레이션은 보여준다.

 

각기 다른 영역에서 높은 지명도를 가진 둘 이상의 브랜드가 협업하여 소비자를 공략하는 것을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이라고 한다.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인간문명은 협업의 연속이었다. 인간은 자신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정된 자원을 다른 조직과 함께 사용하거나, 새로운 방식으로 써왔다. 오늘날 브랜드는 제품을 식별하고 차별화하기 위한 기호가 아니다. 브랜드의 정체성과 사회를 향해 품고 있는 신념의 체계를 주장하기 위한 사회적 플랫폼이 된 지 오래다.

 

프랑스의 럭셔리 그룹 LVMH와 케링그룹은 쇼에 등장하는 패션모델의 노동조건을 제고하기 위한 공동 파트너십을 맺었다. 인종적 다양성을 고려한 모델의 선별과정에서 훈련 및 런웨이에 오르는 횟수, 보수에 이르기까지, 협약내용은 두 그룹 산하의 모든 브랜드에 곧 적용될 예정이다. 지금껏 은폐되어왔던 열악하기 그지없던 패션모델 산업의 부조리와 관행, 노동조건에 대한 실질적 변화를 일궈내기 위한 공동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H&M은 세계자연보호기금(World Wide Fund for Nature)과 협약을 맺었다.
H&M은 세계자연보호기금(World Wide Fund for Nature)과 협약을 맺었다.

 

이와 동일한 방식의 변화를 받아들인 기업이 있다. H&M은 비영리기관인 세계자연보호기금(World Wide Fund for Nature)과 협약을 맺었다. 이는 패션산업의 고질적 병폐 중 하나인, 직물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질오염을 방지하고 생산 시스템 내에 실질적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조처였다. 그 내용도 구체적이다. 각 연차별 목표치를 할당하고 사용가능한 기업 내 자원을 함께 조직함으로써 ‘친환경을 표방하는 척’만 하며 경제적 이익만 추구하는 패션기업의 그린 워싱(Green Washing)에 대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바야흐로 브랜드 액티비즘(Brand Activism)의 시대가 열렸다. 브랜드 액티비즘이란 시장 환경과 소비자 의식의 변화에 맞추어 브랜드가 능동적으로, 양심을 가진 어떤 인격체로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것이다.

 

 

리바이스 'Use Your Vote' 캠페인
리바이스 'Use Your Vote' 캠페인

 

리바이스는 선거철만 되면 ‘당신의 투표권을 행사하라(Use Your Vote)'는 캠페인을 열고 시민중심의 정치행위에 참여 중이며, 2018년 나이키는 미식축구선수인 콜린 캐퍼닉을 브랜드 광고 모델로 임명했다. 그는 2016년 8월 경기를 앞두고 당시 백인 경찰의 과잉 대응으로 흑인이 사망한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한 상황에서 인종과 소수 민족 차별에 저항하기 위해 무릎을 꿇었다. 이후 그의 행동은 무릎 꿇기 운동으로 발전하며 미국 내 인종차별에 대항하는 모델이 되었다. 일부 미국인들은 나이키 제품을 불태우는 장면을 SNS에 올리며 나이키의 결정에 항의했지만 나이키는 ‘일부를 잃더라도 믿음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맞섰다.

 

오늘날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은 더 이상 경영상의 문제가 아닌 사회현상이 되었다. 다양한 사회적 변화에 따라 협업을 위한 파트너의 성격도 다양해졌다. 그저 단기간에 걸친 판촉을 넘어 장기간에 걸쳐 신제품을 개발하고 고객을 위한 공동의 메시지와 체험을 디자인한다. 나아가 사회적 대의에 동참해서 소비자와의 접촉면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의 인플루언서와 셀러브리티를 넘어, 박물관, 각종 페스티벌, 스포츠 행사, 비영리기관과도 손을 잡는다.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낸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의 이면에는 공통 원리가 있다. 먼저 브랜드가 기업 간의 윈윈전략을 넘어 동일한 목표를 공유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가구 기업 이케아(IKEA)는 유니세프와 함께 손을 잡고 인도의 공장에서 벌어지는 아동 노동 문제와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을 장기에 걸쳐 유지하며 사회적 대의에 개입하고 있다.

 

소비자의 감성을 울리는 데만 치중하는 스토리텔링이 아닌 스토리 ‘두잉’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킬 때 브랜드는 인간의 품격을 갖게 된다는 점을, 성공한 콜라보레이션은 보여준다. 나아가 브랜드의 일관성을 지키는데 몰두하기보다 사회 내의 다양성을 포착하고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얻기 위해 다양한 예술가, 인플루언서와 함께 하고 그들에게서 얻은 영감을 지속적으로 제품 혁신에 사용한다.

 

잘 키운 브랜드 하나, 열 운동가 안 부러운 세상이 올 것이다.

 

 

김홍기 패션 큐레이터
김홍기 패션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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