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쇼크 후 ‘패션의 디지털라이제이션과 지속가능성’
이혜인의 ‘유럽서 전하는 패션 이야기’

발행 2020년 03월 24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이혜인 슈라보 대표 (前 소다 CD)
이혜인 슈라보 대표 (前 소다 CD)

 

WHO(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에 대해 세계적 유행의 감염병, 팬데믹(Pandemic)을 선포하면서 위기는 더 길어질 전망이다.


실적을 넘어 코로나19는 패션 산업의 큰 틀에서의 변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여진다.


우선 첫번째 예상되는 큰 변화는 디지털라이제이션의 가속화 및 정착이다. 언택트 문화의 확산으로 디지털라이제이션과 옴니채널의 가속화가 진행되고 있다.


사람들은 익숙하지 않았던 재택근무 등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응하면서,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비대면 쇼핑인 온라인 쇼핑을 늘려가고 있다.


독일의 경우 거래연합(HDE) 조사에 따르면 아직도 10명 가운데 9명은 오프라인 매장의 구매의존도가 높아, 온라인 구매 후 오프라인에서 픽업하는 옴니채널 서비스에 만족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2020 FW 패션위크에서는 디올의 ‘라이브 스트리밍쇼’,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관객 없는 패션쇼의 온라인 생중계’, 루이비통의 ‘디지털 쇼룸’ 등 코로나 위기를 온라인 솔루션으로 타개하려는 모습이 돋보였다.


루이비통의 ‘디지털 쇼룸’은 코로나 사태에 따른 디지털 시스템 개발 과정을 목표대비 2년 앞당겨, 마치 현장에서 옷을 직접 보는 생생함을 전달했다. 패션쇼에 참석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은 오히려 앞으로 많은 인원이 패션쇼를 위한 출장을 굳이 가야하는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크리스찬 디올은 중국 VIP의 실질적인 참석 없이 웨이보에서의 라이브 스트리밍 쇼를 진행해, 중국 파워 인플루언서의 힘을 효과적으로 활용, 1,200만 뷰, 총 누적 1억 3천만뷰를 기록하는 성과를 올렸다. 소비자의 마음을 이끌어내는 주체가 어디인지 정확하게 짚어낸 것이다.


구찌는 2019년 이미 패션 브랜드 최초로 증강 현실(AR) 기술을 적용한 ‘구찌 앱’ 애플리케이션으로 신제품을 가상 체험할 수 있는 비대면 서비스를 실행하고 있다. 소비자가 고른 신발과 모자, 안경 등 신제품을 자신이 착용한 것처럼 보이게 해 착용 샷을 찍을 수 있는 ‘트라이-온’ 셀피 촬영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또 코로나 쇼크 같은 대외 불확실성 요인은 지속가능성 이슈에 대한 관심을 더욱 고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지속가능한 발전은 ‘사치스러운 투자나 PR용 장치’로 여겨졌다.(2014년 매킨지 보고서)


그러나 이제는 언제 도래할지 모르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는 의미로 지속가능성이 필수가 되고 있다. 지속가능의 범주는 친환경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브랜드가 지속가능할 수 있는 생산 공정, 지역화, 소비자가 상품을 선택하는 사고의 변화 등 다양한 이슈를 포함하고 있다.


계절 구분 없이 입을 수 있는 필수적인 ‘에센셜 아이템’은 지속가능성을 반영한 패션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철저한 시장과 소비자 분석으로 시즌과 관계없이 꼭 필요한 품목만을 집중해 좋은 소재와 제대로 된 실루엣에 중점을 둔 기본 상품이 그것이다. 독일의 경우 ‘지속가능 패션의 허브’를 둔 베를린과 쾰른, 함부르크 등 각 지역을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 패션 브랜드들이 성장하고 있다.


근접 생산은 공급망을 간소화하고 생산 자동화 활용으로 지역 내에서 빠르게 생산하여 재고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장거리 운송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이산화탄소 배출, 환경오염 물질, 화석연료 낭비 등 환경적 비용을 크게 절감하는 ‘개념 패션’을 현실화할 수 있다. 세계 제조업의 3분의 1을 담당하여 ‘세계의 작업장’이라고 불리는 중국 생산에 대한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낮추면서 탄력적인 지역화 작업을 고려하는 것이다.


소비자는 이제 가격만을 우선순위로 고려하여 상품을 선택하지 않는다. 오래된 빈티지 패션이 사랑받고, 입던 옷을 재활용하는 아이디어가 하이엔드 패션 디자이너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제안되는 요즘, 코로나 쇼크 이후 소비자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확산되는 언택트 문화와 편리한 쇼핑경험을 주도하는 디지털라이제이션, 우리와 지구의 미래를 생각하는 지속가능 이슈를 놓쳐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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