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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훈] 오프라인 패션 매장의 가치 ‘경험과 발견’

발행 2019년 12월 17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남훈의 ‘패션과 컬처’

남훈 알란컴퍼니 대표

 

옷을 통해 자신감과 유머를 획득하고, 사람의 과거와 미래를 함께 감안하는 복장,

해외와 한국의 아이템들이 자유롭게 믹스되고, 실력있는 테일러들이 기성복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아이템들의 가치를 새로 발견하게 되는

그런 공간은 오프라인 매장만이 줄 수 있는 미덕이다. 

지금 패션업계는 격변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해외에서 유명한 브랜드들을 가져오기만하면 자연스럽게 국내 유통이 전개되고 소비자들이 열광했던 시절을 지나 말하 자면 공급 과잉의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브랜드나 제품이 시장에 넘쳐나면 당연히 소비자의 선택 범위가 넓어지고, 일반적으로 판매가격이 낮아지게 된다. 에르메스와 샤넬, 루이비통과 파텍 필립 같은 초고가 럭셔리 브랜드들은 시장이 불황일수록 소비자의 선호도가 올라간다고 하지만, 그 아래 단에 있는 브랜드들은 사정이 다르다. 자본이 탄탄한 대기업에서 전개하는 브랜드들도 냉정한 시장의 흐름으로 스크랩되는 경우가 많으니, 작은 자영업자들이 전개하는 소규모 브랜드나 매장은 더욱 혹독한 현실을 맞을 수밖에 없다.


이제 패션은 여행이나 음식에 자리를 내주는 것일까, 모두가 대세라고 하는 온라인으로 가야 하는 거 아닌가, 핸드메이드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래도 스트리트 패션은 영원할거야. 등등 패션의 미래에 대한 여러 의견들이 쏟아져 나온다.


세계적인 석학들이 풀어내는 지금의 트렌드를 아무리 숙고해보아도 다가올 미래에 대한 해석은 여전히 어렵다. 그래도 백화점이나 매장에 들르는 소비자가 많은데 여성복에 비해 경기를 더 많이 타는 남성복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오랜 역사와 높은 인지도를 가진 신사복 브랜드와 캐주얼 브랜드들도 요즘 현실에 대해선 고개를 흔드는데, 소수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테일러숍이나 편집숍은 말할 것 없이 힘든 실정이다.


경기의 고저 혹은 순환보단 우리 사회 라이프스타일의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패션업계가 맞을 다음 시대는 과거의 경험으로 예측되지 않을 것이다.


온라인이 대세라고 하며 모두들 모니터나 스마트폰에서 앱을 실행하고 유튜브를 들여다본다. 물론 온라인은 인더스트리를 넘어 전체 마켓의 큰 흐름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여전히 오프라인의 아날로그적인 특성들의 의미와 가치를 믿고 싶다.


엄청난 투자를 해가며 온라인으로 달려간 플레이어들 중 수익을 내는 곳은 실제 많지 않다.


과연 오프라인은 의미가 없단 말인가. 옷을 입어보는 경험뿐만 아니라 그 내면에 담긴 스토리를 좋아하고, 그 옷을 소화하는 변주들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있었다. 그러므로 남성복 브랜드들이 온라인으로만 쏠리거나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기보단, 자신의 고유한 강점들을 살리는 방향으로 시장에 대응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옷을 통해 자신감과 유머를 획득하고, 사람의 과거와 미래를 함께 감안하는 복장, 해외와 한국의 아이템들이 자유롭게 믹스되고, 실력있는 테일러들이 기성복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아이템들의 가치를 새로 발견하게 되는 그런 공간은 오프라인 매장만이 줄 수 있는 미덕이다.


불투명한 미래 전망과 소비 심리의 변화, 기온의 드라마틱한 변화, 그리고 거대한 사회적 격변을 글로벌하게 겪고 있는 패션업계지만 언제까지 소비자 탓만 할 순 없다. 시장에는 여러 브랜드가 나름의 컨셉으로 다양하게 존재하는 게 소비자에게도 이익이다.


핫한 브랜드를 특정 회사나 편집숍이 독점하는 것도 요즘은 그다지 유효하지 않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의 하강 추세나 점점 캐주얼화되는 사회 트렌드, 그리고 물건의 소유보다는 함께 하는 사람과의 경험이 더 중요해지는 흐름이 필연적이라면, 우리 남성복들도 그 경험에 포커스를 맞춰 오프라인 매장을 구성해야 한다. 언제나 비평은 쉽지만 실행은 어려운 법이다. 풍성한 경험들이 구현되는 오프라인 매장이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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