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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서울패션위크, 아시아 패션의 중심으로 다시 태어나라

발행 2020년 12월 29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박해영 기자
박해영 기자

 

 

[어패럴뉴스 박해영 기자] 내년부터 서울시가 서울패션위크를 직접 진두지휘한다. 서울패션위크 등 연 100억 원대 예산이 소요되는 서울시 패션 사업이 서울디자인재단에서 서울시로 이관됐다. 이달 중순 서울시는 서울패션위크 운영위원회를 모집하며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이번에 선정된 16명의 운영위원회는 서울패션위크 사업계획, 시행 등 자문 역할을 하게 된다. 운영위원회를 꾸린 것은 관이 주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도다. 


내년 서울패션위크는 20회째를 맞는다. 지금까지 글로벌 4대 패션위크의 근처에도 가지 못했고, 아시아에서조차 영향력을 확장하지 못했다. 이번 서울시로의 이관을 결정한 직접적인 배경이 무엇이든, 이를 계기로 다시 태어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지금처럼 대한민국, 서울의 위상과 이미지가 전 세계인들의 호감을 산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K컬처, K방역의 이미지는 한국산 제품의 수출 호조로 이어지고 있고, 내년 우리 GDP가 일본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적어도 아시아 블록에서의 주도권을 쥘 절호의 찬스가, 팬데믹의 한복판에서 우리에게 주어졌다.  


그렇다면 서울패션위크가 적어도 아시아 패션의 중심이 되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정부의 재정 및 행정 지원만으로는 부족하다. 미국의 뉴욕패션위크는 패션디자이너연합회가, 파리패션위크는 파리의상조합이 주도하고 정부가 비용을 지원한다. 미국은 벤츠 등 스폰서를 적극 유치, 이들을 통한 서브 행사에서 디자이너들을 데뷔시키고 도시 전체를 축제의 장으로 만든다. 물론 국내도 좋은 예가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집행위원회가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스폰서십을 적극 활용해 왔다. 이런 노력으로 국제적인 영화제 반열에 올라섰다. 패션위크도 민관합작투자사업(PPP, 민자사업) 모델이 더 강화돼야 한다. 정부의 강력한 지원, 기업의 후원, 민간 위탁 사업자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추진력이 맞물려 시너지가 극대화돼야 한다. 결과적으로 시가 패션위크의 쇄신을 결정했다면 입체적이고 내밀한 부수적인 전략 설정이 뒤따라야 한다.   


후발 패션위크의 ‘생존 전략’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요즘 콘텐츠 차별화로 성공한 패션위크를 종종 볼 수 있다. 일례로 ‘헬싱키 패션위크’는 지속 가능 패션을 제안하며 경쟁력을 획득했다. 시장의 니즈를 파악하고 유통에 대한 적응력이 높은 콘텐츠를 발굴해 소개하는 것도 패션위크의 역할이다. MZ세대 스트리트 패션, 온라인 패션 등 캐릭터를 살린 콘텐츠를 별도로 기획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업계와의 소통도 확대되야 한다. 서울패션위크의 위상이 높지 않은 이유는 학생들이나 SNS 인플루언서들의 동네잔치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자질이 안 되는 해외 바이어 초청도 여러 차례 지적되어 왔다. 앞으로는 해외 온오프라인의 바이어 초청에 상당한 에너지를 쏟을 필요가 있다. 서울패션위크 무대의 경직성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신진 디자이너와 중견 디자이너라는 극단적 컬렉션 무대를 뛰어넘어 대중성을 갖췄거나,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디자이너를 적극 유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디자이너 단체나 기관 간의 힘겨루기에 적당히 타협하는 관성을 버려야 한다.  


누가 주관하느냐는 사실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문제는 서울의 이름을 내건 이 최대 패션 행사가 지향하는 분명한 목표가 무엇인가에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K패션의 위상을 높이고 세계무대에서 세일즈를 할 수 있는 길을 터 주는 것, 그것이 이 70억 짜리 행사가 필요한 이유다. 빌보드 차트를 휩쓴 ‘BTS’,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서 대상을 거머쥔 ‘기생충’. 수년 전에는 상상하지 못한 일들을 우리는 해 내고 있다. 우리 안의 축적된 힘을 믿어볼만 해진 것이다. 팬데믹의 광풍 속에서 세계는 코리아를 주목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K방역을 글로벌 표준으로 지정했다. 우리는 이제 적어도 아시아의 ‘허브’다. 서울패션위크가 아시아 패션의 중심 무대가 될 수 없는 이유는 이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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