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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BTS는 거들 뿐… 한복 교육 체계 회복부터

발행 2020년 11월 10일

조은혜기자 , ceh@apparelnews.co.kr

 

조은혜 기자
조은혜 기자

 

 

[어패럴뉴스 조은혜 기자] 한복에 대해 취재하면서 대학 의류학과, 의상디자인학과 과정에서 한국 복식사가 찬밥신세가 됐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그동안은 한국 복식사와 서양 복식사로 나눠 교육이 이루어져 왔는데 서양 복식사는 건재한 반면 한국 복식사는 전공 교수가 강사로 대체되고, 2년에 한 번 격년 개설로 6학점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했다. 그나마도 아예 과정 자체를 없애버린 학교도 있다고 한다. 명문대에서조차 존재가 사라져 간다는 얘기였다. 


주요 대학 교수진과 학과과정을 살펴보니 사실이었다. 제작 실습은 익히 알고 있는 한복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한국 복식사를 간략히 접한 전공자들이 시대별 배경과 한복의 변천사를 전문적으로 습득하기 어려워 보였다. 


한 관계자는 “한복을 전공으로 가르쳤던 대학이 배화여대 전통의상과(구 전통복식디자인과, 전통복식과) 뿐이었는데 그마저도 지난 2016년 패션학과로 통폐합되며 없어졌다”며, “일부 사설을 제외하고 우리나라에서 한복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공교육이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유는 취업률이 낮다는 것이었다. 졸업 후 한복으로 취업하는 비중만 본다면 경쟁력이 없겠지만, 한복업계만 봐야 할까. 


한복이 아닌 현대 의상으로 풀리는 경우도 경쟁력을 키우는 ‘씨’가 된다. 한국 복식을 기반으로 한 한복의 이해가 깊으면 디자인, 패턴 등에 녹아들며 보다 다채로운 창작 활동이 가능하고, 글로벌 무대에서 다른 매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전통 문화 학문인 만큼 취업률만으로 판단하는 건 문제다. 수요가 적더라도 꾸준한 연구가 이뤄질 수 있는 교육환경이 마련되어야만, 도제식 기술전파 수준을 벗어날 수 있다. 한복진흥센터와 같은 대표 기관이 늦게서야 출범된 것도 그런 배경 때문이었다. 


최근 아이돌 등 글로벌 한류 스타들을 통해 국내외에서 다시 한복이 주목받고 있다. 일상복과 매칭할 수 있는 신 한복(현대 한복)에 대한 관심과 수요도 늘면서 해외에 ‘K컬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한복의 영역을 확장하고 널리 알리기는 불가능하다. 한복의 본질과 요소를 알고 응용하는 것과 그것을 모른 채 모티브를 차용하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이나 격차가 벌어지는 이야기다.


요지 야마모토, 이세이 미야케가 동양미와 서양미를 잘 융합해 글로벌 디자이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것도 전통의 본질 위에 현대적 응용이 가해진 결과물이었다. 


이제라도 전문교육 체계를 다시 구축해 맥을 잇는 일을 서둘러야 한다. 문체부만이 아닌, 교육부까지 관심 있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BTS는 거들 뿐, 그 후광이 산업을 일으켜주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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