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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 오랜 세월 가격 경쟁으로 일관 대형마트는 정말 끝났나

발행 2019년 11월 19일

조은혜기자 , ceh@apparelnews.co.kr

 

조은혜 기자
조은혜 기자

 

[어패럴뉴스 조은혜 기자] “대형마트는 끝났다”는 정용진 신세계 이마트 부회장의 말이 업계에 알려지면서 유통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실 오프라인 유통의 위기는 이미 오래전에 시작되었는데, 발등에 불이 떨어진 후에야 호들갑을 떠는 듯 한 인상도 지울 수 없다. 생각해보면 대형마트는 유통 업태 중 가장 먼저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밤 10시에 내일 아침 찬거리를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아침 7시에 집 앞에 가져다 놓아주는 세상이다.


국내 대형마트는 93년 이마트 1호점을 시작으로 급성장해 왔다. 식품을 근간으로 시작해, 나중에는 ‘몰링’의 개념이 결합되면서 리빙, 가전, 패션 등 테넌트 비중도 커졌다. 하지만 대형마트에 가는 가장 큰 목적은 여전히 ‘장보기’였고, 나머지 카테고리는 ‘가는 김에’ 들르는 곳이었다.

 

소위 말하는 오프라인의 체험, 재미 등을 채우기에 대형마트는 마땅한 곳이 아니다. 간단히 말해 장보기 이외 고객들이 대형마트를 찾아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 핵심 종목인 식품을 어느 날 나타난 마켓컬리, 쿠팡이 ‘총알배송’, ‘새벽 배송’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급속도로 점유해 나가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 기준 쿠팡은 이마트 온라인 매출 대비 7배, 홈플러스 온라인 매출 대비 10배로 커졌다. 수년 전만 해도 신선함이 중요한 ‘신선식품’은 온라인이 손댈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아무리 1인 가구, 2인 가구가 늘어나도 우리나라 주부들이 가족들의 먹거리를 눈으로 확인도 않고, 배송하는 사이 신선함이 날아가고야 마는 온라인에 주문할 리 없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불과 1~2년 사이 상황은 완전히 뒤집혔다.


업계 1위인 이마트는 올 2분기 사상 첫 적자를 내고, 지난달 인사를 당겨 대표이사에 외부 인사를 앉히고 주요 임원의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중간은 없다”(신년사), “위기는 생각보다 빨리 오고, 기회는 생각보다 늦게 온다”(하반기 경영전략회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올 한해 내놓은 발언들이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업계 선두인 이마트는 ‘실기’를 인정하고 있다. 올 들어서야 쓱닷컴, 온라인 전용물류시스템 구축, 새벽배송 서비스 등에 적극적으로 움직였으니 늦어도 한참 늦은 셈이다.


가격경쟁력도 한계가 있다. 온라인은 물론 다양한 식자재 전문 마트, 편의점에서도 묶음상품부터 간편식까지 저렴하고 다양한 상품들을 만나보기 어렵지 않다. 파격적인 인사로 빠른 변화를 예고한 이마트는 여전히 초저가 전략이 핵심이다. 유통시장에 초저가와 프리미엄 두 가지 형태만 남게 될 것이라는 정 부회장의 생각대로 지난 6월 상시 초저가 상품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을, 이달 2일에는 신세계 18개 계열사가 총 출동한 대형 초저가 할인행사 ‘쓱데이’를 선보였다. 물론 ‘쓱데이’ 흥행에는 성공했다. 이날 이마트 매출은 전년 동일대비 71% 뛰어오르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하지만 해당기간만의 단기 효과 이상은 어려워 보인다.


가격으로 승부하는 것이야말로 기존 판매방식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대로가 다라면 대형마트는 끝났다는 말이 맞다. 그런데 국내 오프라인 전반의 침체 속에도 코스트코코리아는 처음으로 매출액 4조 원(회계연도 2018년 9월~2019년 8월)을 돌파했다. 전년 동기간 대비 6.3% 오른 4조1,709억 원을 달성했다.


코스트코 역시 대용량의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지만, 다른 마트에서 접하기 쉽지 않은 상품과 가격대비 좋은 퀄리티, 먹다 가져온 제품도 불만이 있으면 조건 없이 환불·교환해주는 서비스까지, 회원비를 내면서도 찾아오게 만든다. ‘온라인에서 줄 수 없는 것’에 더 집중하는 전략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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