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2018년 12월 14일
오경천기자 , okc@apparelnews.co.kr
스포츠 업계 리더, 내수를 넘어 글로벌 무대로 - <2> 김훈도 데상트코리아 대표
“45억 아시아 인구를 위한 ‘데상트’만의 신발 만든다”
‘데상트’ 글로벌 성장 발판은 ‘신발’
600억 투자한 부산 R&D센터 구축
데상트코리아의 대표이자 데상트글로벌리테일 대표를 맡고 있는 김훈도 사장에게 올 한 해는 의미가 크다. 그의 숙원이었던 ‘데상트 글로벌화’의 첫 단추를 끼웠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데상트그룹의 신발 R&D센터 DISC(DESCENTE INNOVATION STUDIO COMPLEX)가 부산 명제국제 도시에 문을 열었다. DISC는 데상트코리아가 총 600억 원을 투자해 건립한 글로벌 R&D센터다. 데상트의 본 고장인 일본이 아닌 한국에, 그것도 한국지사가 투자해서 건립한 것은 신발 연구개발에 대한 김훈도 대표의 강한 의지 때문이다.
그는 5년 전 ‘데상트’를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켜야겠다고 다짐했다. 일본에서는 ‘아식스’와 ‘미즈노’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충분한 발전 가능성을 검증했기 때문이다. 한국을 시작으로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시장을 꿰차고 미국, 유럽까지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그렸다.
그 첫 번째 단추는 ‘신발’이라고 생각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신발’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현재 데상트는 신발 매출이 20%를 밑도는 수준으로 ‘나이키’나 ‘아디다스’ 등 60~70%에 달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에 비해 미미하다. 이에 중장기적으로 신발 매출을 끌어올려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연구 개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진행이 순조롭지는 않았다. 국내에서 대규모 R&D센터를 구축한 사례가 없다보니 구상 단계부터 벽에 부딪혔다. 그는 부산신발학회로 가장 먼저 달려갔고, 자문을 구하던 중 마리오 라포튠(Mario Lafortune) 센터장을 만나게 됐다.
마리오 센터장은 ‘아디다스’ 스포츠 용품 R&D센터 컨설턴트를 거쳐 20년간 ‘나이키’ 스포츠 연구소 이사로 근무했던 신발 업계의 베테랑이다. 김 대표는 DISC에 대한 총책임을 마리오 센터장에게 맡겼다.
김 대표는 DISC를 통해 세상에 없는 데상트만의 신발을 개발,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특히 45억 인구의 아시아인에게 최적화된 신발을 개발함으로써, 급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스포츠 시장을 가장 먼저 장악하겠다는 계획이다.
데상트 글로벌화에 대한 김 대표의 의지는 그 누구보다 강하다. 또 데상트의 강점과 약점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가 데상트글로벌리테일 대표를 맡고 있는 이유다. 그는 데상트의 약점은 ‘신발’이며, 글로벌 스포츠로의 성장을 위한 기회 요소 또한 ‘신발’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는 데상트코리아 연간 수익의 1/6인 100억 원 가량을 매년 DISC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데상트’만의 참신하고 독보적인 신발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지금까지 흡족할만한 결과를 만들어왔던 김훈도 대표. 글로벌화를 위한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