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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철 이사

마이크로 라이프스타일에 대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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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한 학회에 초청을 받아 ‘마이크로 트렌드’라는 주제에 대해 머천다이징과 리테일 관점에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과거 공급자 주도의 메가 트렌드 시대와 비교할 때 이제는 많이 변화된 시대를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도권이 공급자에서 소비자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발생된 유통 업태의 변화로 기존 시장을 주도해온 공급자들과 유통업자들의 설 자리가 없어질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시장 점유율 1위의 백화점 기업이 점포를 정리하고 대표적인 패션기업이 브랜드 철수와 인원 감축을 단행하는 숨 막히는 상황이 시작되고 있다.

공급자들이 어려움에 직면한 가장 큰 이유는 소비자가 변했기 때문이다. 최근 브랜드 MD 근무 경력자의 면접을 보면서 최근 상품기획은 어떤 프로세스로 진행되는지 질문한 적이 있다. 대답은 차 시즌 트렌드로 제시된 것과 전년 시즌 판매된 내용을 반영한다는 것이었다. 과거나 지금이나 여전히 같은 방법으로 상품기획을 하고 있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똑똑한 소비자’에 대한 강조가 이어져왔지만 소비자들의 변화에 주목하기보다 과거 데이터에 의존하는 방식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더 성숙된 패션 감도에 부합하지 못하는 공급자가 도태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스마트한 소비자들은 많은 정보를 가지고 본인의 취향에 가장 부합하면서 가성비 높은 소비를 추구하고 있다. 나만의 스타일이 아니면 불편하게 느끼고 선택된 정보 안에서 새로운 시도도 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렇게 변화된 소비자들의 취향이 점점 더 잘게 쪼개어져 마이크로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시대가 되었고 그에 따라 공급자들은 사업을 철수하던지 변화를 선택해야 한다.

소비자들에게 선택 되어지는 상품들은 과거의 경로를 따라 흐르지 않고 모바일 쇼핑과 상설 운영되지 않는 마켓 등 새로운 채널을 통해 공급되고 있다. 또 과거처럼 다양한 종류를 선보이기보다 확신에 찬 소량 소품종이 매력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앞으로도 취급 상품 가치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측면에서 보자면 새로운 기준을 가진 스몰 비즈니스 오너들이 마이크로 트렌드 시대를 주도해나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일례로 띵굴 시장이라는 플리마켓에서 판매하는 수납용 포켓이 많은 가방은 놀러 갈 때 또는 악기와 소품 등을 넣어 차량 트렁크에 두기에 너무 실용적이다. 작은 회사지만 품질과 가격이 좋아 신상품이 나올 때 필자 역시 관심이 절로 생긴다. 앞으로는 이런 작지만 강한 회사가 많아질 것이다.

팝업과 마켓 그리고 모바일 판매로만 리테일 경로를 설계하고 마케팅은 인스타그램을 주로 활용하는 경량화된 운영방식을 가지고 있지만 상품은 소재와 기능 그리고 디자인 측면에서 소비자가 좋아할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어 경쟁력이 높다. 소품종일지라도 이렇듯 장인정신을 가지고 만들어내는 기업이 더 인정받는다.

최근 문고판 도서를 읽는 즐거움에 빠져 있는데 ‘아무튼’이라는 시리즈의 ‘서재’는 목수이자 작가가 쓴 책이다. 그는 스스로 목수인 본인을 ‘유용하고 아름다운 기물을 만드는 사람’이라 부르고 있다. 철학을 담은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가구는 유용함과 아름다움을 전달한다.

마이크로 트렌드 시대의 공급자들은 소비자들의 마이크로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본질적 가치에 대한 충실함은 기본이다.

/요진개발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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