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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마당 - 김인호 가든파이브 대표
소매업의 성장과 사회적 책무

발행 2016년 12월 05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월요마당 - 김인호

소매업의 성장과 사회적 책무


얼마 전 참석한 대한상의 유통위원회에 모인 사람들은 정치 불안에 의한 내수부진 문제를 걱정하면서도 홀로 성장하고 있는 편의점 사업에 대해 경외감을 표시했다.
최근 몇 년간 줄곧 10% 이상의 성장을 보이며 3만2천개 점포, 16조 시장으로 성장한 편의점 산업은 여전히 전망이 좋은 편에 속해 여타 협회의 부러움을 샀다. 증권시장에서 편의점 기업 주가가 관심을 받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인 것 같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러한 관심은 대형마트의 몫이었다. 그러나 대형마트는 점포 수 300개를 넘어서며 지역경제의 상생을 저해하는 업태로 낙인찍히고, 400개를 넘어선 이후에는 강력한 저항을 받아 오늘에 이르게 된다.
20여 년 동안 대형마트와 함께 하던 고객은 어느새 나이가 들어 원거리 쇼핑이 부담스러워졌다. 아울러 그들의 2세는 싱글족으로 변모하면서 ‘1+1’ 이벤트가 의미 없어졌다. 편의점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대형마트의 대체재로 부상한 것이다.
시대가 변하면 소매업도 당연히 그 시대의 흐름과 함께한다. 1마일 물류가 중요시되는 시대에는 배송물류의 역량이, 간편식을 원하는 소비자가 많으면 선도 높은 도시락이나 삼각김밥 등이 부상한다. 그런데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소비자를 잘 섬긴다는 것은 표면적인 것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의무까지도 포함한다.
한 가지 기억을 더듬어보자. 지난 9월 경주에서 5.8도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다. 당시 모든 매체는 지진에 자유롭지 못한 한반도가 일본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일본에서 보급된 지진에 대한 한글 매뉴얼이 SNS 상에서 떠돌았다. TV에서도 틈만 나면 지진 대피요령 등을 송출했다.
그러나 한 달 뒤엔 무엇이 있었는지 모른다.
필자는 95년 1월을 기억한다. 코베에서 한신대지진이 발생했다. 코베에 본사를 둔 대형마트 다이에는 지진 소식 1보를 접하자마자 피해지역 내 영업가능한 점포의 지속 영업을 지시했다. 모포, 전등 등 재난 시 중요 상품을 헬리콥터로 계속 공급하고 과자, 빵 등의 판매가격은 10엔만 받았다. 세븐일레븐 역시 3시간 이내에 타 지역으로부터 6대 헬리콥터를 빌려서 인근 도시락 공장을 왕복하며 1만인분의 도시락을 제공했다.
2011년 3월 11일에는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했다. 이온그룹은 지진 발생 즉시 즉석밥 10만식, 모포 5만장, 빵 5만식, 음료 4만병을 헬기로 공급했고, 자사의 쇼핑몰을 피난소로 제공했다. 서클K도 컵라면 10만개, 즉석밥 10만식, 초콜릿 3만개 등을 공급했고 세븐일레븐도 모포1만장, 바나나 14톤, 2리터 음료 3만개, 빵 1만개를 공급했다.지진으로 도로가 끊기거나 피난차량이 점유할 때 가장 유효한 물자공급 루트는 헬기였다. 일본의 유통업체가 이렇게 빠르게 재난현장을 지원할 수 있었던 것은 자사 매뉴얼의 실천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2014년 9월 일본 자위대는 편의점 업계와 대규모 재해시 물류, 생산 회복 전까지 시민생활의 안정을 위해 편의점 측에 물자공급을 요청할 수 있는 ‘재해 시 물자 공급 협정’을 체결했다. 이는 소매업체가 재해 작전에 편입됨을 의미한다.
성장일로에 있는 국내 편의점이 꼭 짚어봐야 할 사례라고 여겨진다. 지속 성장은 사회의 일원으로 사람들의 삶 깊숙이 자리 잡을 때 가능하다.

/가든파이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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