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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화 산업의 본산 ‘성수동이 무너진다’

발행 2019년 01월 11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공임 인상 파동 이후 국내 오더량 급격히 감소
인건비·임대료 상승 맞물리며 폐업, 해외 이전
업계 “고부가가치 전환 위한 구조 혁신 시급”

 

[어패럴뉴스 박해영 기자] 국내 제화 산업의 본산 역할을 했던 성수동이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성동지역경제혁신센터가 2017년 성수동 제화 인프라 현황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당시 총 382개 제화 관련 회사가 터를 잡고 있었다.


그중 271개사는 제화 생산 및 판매(브랜드 업체, 공장 등), 98개사는 원부자재 업체로 조사됐다.


하지만 최근 1년 사이 브랜드 업체의 성수동 이탈 및 사업 중단이 가속화되고 제화 하청 공장 역시 해외 이전, 폐업이 늘면서 기업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


의류 봉제업이 동남아 제3국으로 일찌감치 빠져나간 반면 수제화를 근간으로 성장해 온 제화 임가공 공장은 내수 생산 비중이 매우 높았다.


하지만 온라인, 홈쇼핑의 중저가 상품 증가로 가격 저항감이 커지면서 내수의 노동집약적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는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성수동에 불어 닥친 젠트리피케이션에 따른 부동산 임대료 상승, 인건비, 원부자재 비용 증가 등 여러 이유가 맞물리고 있다.


국내 생산을 해 온 상당수 업체들의 지난해 매출은 2~3년 전 수준으로 내려앉았고 올해는 사업 규모가 더 축소될 전망이다.


금강, 탠디는 유통망을 전년대비 보합으로 정했고 미소페, 소다 등은 매장을 4~5개씩 줄인다. 자연히 운용 물량도 감축된다. 외형 축소는 최근 10년 사이 처음이다.


이들의 소싱처가 대부분 성수동에 몰려 있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제화 브랜드 업체들이 자체 공장을 통해 생산하는 비중은 통상 20~40%, 하청 공장을 통한 임가공이 60~80%에 달한다.


반대로 영업을 확대하는 업체들의 경우 100% 중국 소싱, 중국 생산을 하는 중저가 신발 브랜드가 대부분이다. 중국에서 사입하는 상품을 판매하는 가죽 구두 가격은 2~3만 원대 수준. 가격 저항에 부딪힌 국내 생산 업체들의 구조 개편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작년 초 불거졌던 제화공임 인상 이슈 이후 성수동은 지난 9개월 동안 많은 변화를 겪었다.


생산 불안이 커지자 오더가 줄었고, 폐업하거나 폐업을 고려하는 공장들이 크게 늘었다. 실제 생산량이 제법 큰 공장들의 이전과 폐업이 현실화 되고 있다.


국내 유명 구두 브랜드의 생산소싱을 했던 쏠레가 작년 문을 닫았고 최근 ‘미소페’의 하청공장 중하나인 슈메이저가 업장을 폐쇄했다. 슈메이저는 공임 인상에 따라 운영에 부담을 느끼고 중국으로의 공장 이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청 공장의 돌연 폐업으로 ‘미소페’는 대체 소싱처를 찾고 있다.


세라도 본사 이전에 이어 생산공장을 이전한다. 이 회사는 이달 말 면목동 본사 옆에 부지를 마련하고 공장 준공에 들어간다. 이곳에서는 한 달에 6000족 가량 생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업계는 현재 구두 생산 비수기가 지나면 운영을 포기하는 하청공장들이 더 늘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운용 물량이 큰 공장들의 입지가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연간 최대 생산량이 100억 규모인 공장의 경우, 납품 마진은 약 20억~30억 원 수준. 여기서 원부자재, 임대료, 공임 인상분을 제하면 이익을 남기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사업을 포기하거나 해외 공장 이전을 택하는 이유다.


제화 메이커들 역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근본적으로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구조 혁신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실력 있는 디자이너와의 협업 등을 통해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도급이 올라도 지속가능한 유일한 방법은 특화된 부가가치를 개발해 내는 것이다. 하청공장이나 장인들도 고부가가치 상품에 대한 의식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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