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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 채널의 시작 ‘데이터 통합’… 재고 0%에 도전한다
온오프 판매 채널 연동은 초보 단계

발행 2018년 09월 03일

오경천기자 , okc@apparelnews.co.kr

국내 ‘자라’ 연간 재고 자산 4% 수준

 

[어패럴뉴스 오경천 기자] 패션기업들에게 ‘재고관리 최적화’는 영원한 숙제다.

 

 이상적인 재고관리로 평가받고 있는 ‘자라(ZARA)’의 경우 국내 기준 연간 재고 회전율이 24~25 수준에 달한다. 상품의 회전주기가 2주 간격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국내 ‘자라’의 재고자산은 142억 원에 불과하다. 매출액 3,550억 원 대비 4% 수준이다. 대부분 기업들이 20% 이상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라’의 재고는 상당히 가벼운 수준이다. ‘0%’에 거의 근접해 있다. 그만큼 상품 회전율은 높고 재고에 대한 리스크는 적다.


한 때 국내 패션업계에서는 많은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부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재고가 많으면 많을수록 현금화 시킬 자원도 넉넉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다품종 생산체제로 바뀌면서 재고관리에 대한 관점도 달라졌다. 재고를 ‘0’에 근접시키는 것을 최적화로 꼽는다. 철저한 재고 관리를 통해 판매율을 높이고 비효율은 줄이는 일. 이는 백엔드(back end) 프로세스의 핵심이다.

재고, 판매 관리 최적화를 위해
온오프 데이터 통합 관리 ‘필수’


하지만 ‘온라인’이라는 유통채널이 등장하면서 국내 패션업체들은 재고관리에 더 큰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물량을 분리해서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재고관리의 비효율이 더 커지게 된 것이다. 실제 한 캐주얼 업체 관계자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사업부가 나눠져 있는데 서로 물량이 부족할 것을 대비해 재고를 더 많이 확보하려는 경쟁을 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재고 관리가 어렵고 판매 단계에서 상당한 리스크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온라인의 매출 비중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업체들의 고민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데이터를 통합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것은 이제 피할 수 없는 과제이다. 전문가들은 인벤토리(inventory) 최적화가 되기 위해서는 온·오프라인의 데이터 통합 관리가 필수라고 지적한다. 이미 소비자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기 때문에 판매는 물론 관리의 프로세스도 옴니 채널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러한 시도들이 이어져왔다. 앞서 얘기한 ‘자라’는 이미 수년 전부터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매장의 인벤토리를 결합해 공급과 수요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그에 대한 결과로 상품의 빠른 회전과 재고 최소화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H&M’이 판매되지 않은 의류 4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것과 상당히 대조적이다.


미국의 유통사 ‘노드스트롬’은 지난해 2분기부터 실적이 상승세로 턴했다. 현지 언론들은 ‘노드스트롬’의 성공 포인트로 판매와 관리의 옴니 채널화를 주목하고 있다. 노드스트롬은 온·오프라인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소비자들을 위해 다채널 유통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온라인 사업 비중을 키우고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유통 전략 ‘노드스트롬 로컬’도 작년부터 선보이고 있다. 백화점 평균 면적의 2% 밖에 안 되는 작은 공간을 쇼륨 형식으로 운영하면서 주문은 온라인으로 하는 방식이다.

 

옴니채널, 백엔드 데이터 통합이 먼저
판매, 고객, 재고 데이터까지 한 눈에


여기서 핵심은 노드스트롬이 온·오프라인의 데이터 통합 관리를 이뤄냈다는 것이다. 때문에 매장에서 창고와 재고 없이도 판매가 가능하며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노드스트롬이 타 유통사들과 다른 점은 공급사들의 재고까지도 통합이 되어 있다는 부분이다. 때문에 노드스트롬이 보유하고 있지 않은 재고에 대해서도 공급사가 직접 배송함으로써 판매의 기회를 재생산할 수 있다.


아마존도 공급사들의 재고 통합을 통해 공급사들이 직접 배송하는 방식으로 유통 전략의 방향성을 전환하고 있다. 기존에는 아마존의 창고에 재고를 모아놓고 판매하는 방식이었지만 데이터 통합을 통해 굳이 창고와 재고를 보유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일본의 유명 란제리 ‘피치존스(peach john)’은 옴니 채널 전략을 통해 성공한 대표적 사례중 하나다. 피치존은 매장과 이커머스, 모바일 앱을 동시에 운영하고 관리하는 옴니 유통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단순히 온라인 주문, 오프라인 픽업의 개념이 아니라 고객 경험을 기반으로 개개인에게 맞는 상품 추천과 할인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데이터 테크놀로지를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일본에서는 물론 대만에서도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대만에서는 3개월 만에 3만 명이 ‘피치존스’의 앱을 다운 받았고 고객으로 전환됐다.


온·오프라인의 데이터 통합이 가능해지면서 재고관리의 기술력은 한 단계 더 진화하고 있다. 미국의 월마트는 재고관리를 하는 로봇을 시험운행 중이다. 60cm 크기의 로봇이 매장 통로를 돌아다니며 선반을 스캔하고 품절된 물품, 잘못된 가격과 라벨을 식별하는 등 스스로 재고관리를 하고 있다. 월마트는 “선반을 훨씬 정확하고 3배 빠르게 스캔할 수 있으며 50%가 더 생산적”이라고 밝혔다.


김소희 트랜드랩 대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공존하고 있는 현재 데이터 통합을 통한 인벤토리 최적화는 필수 과제이다. 해외의 경우 발 빠른 업체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에 대한 노력을 해왔고 위기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됐다. 국내 업체들도 더 큰 어려움이 오기 전에 데이터 통합과 이를 통한 옴니 채널 전략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고관리 최적화 위한 RFID 도입 증가

 

판매 기회의 확대 재생산

 

재고관리 최적화를 위한 패션계의 RFID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RFID(Rad io Frequency Identification)는 반도체 칩 안에 저장된 상품 정보 등의 데이터를 무선주파수를 이용해 읽어내는 인식시스템이다.

 

상품마다 스타일, 색상, 사이즈 등의 정보가 담겨있는 칩이 부착돼 있으며, 이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분리함으로써 보다 빠르고 정확한 재고 관리가 가능하다. 연간 수백, 수천만의 물량을 소화해야 하는 패션기업에게 RFID는 재고관리 최적화를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자라, 유니클로 등 글로벌 업체를 중심으로 활용이 늘고 있다.


자라는 RFID 도입을 통해 향상된 재고 관리와 결손 감축으로 운영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미국의 노드스트롬과 메이시스 등 대형 유통사들도 RFID 도입 후 의류 판매 실적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최근 RFID 도입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한세엠케이는 2015년 도입, 물류센터 입고부터 매장 출고, RT, 반품 등 물류 전 과정에서 RFID를 활용하고 있다. 이후 재고 관리 정확도 향상은 물론 판매 기회를 재생산하는 효과까지 거뒀다. 빠른 반품처리로 시즌 내 판매 기회를 다시 만들게 된 것이다.


영원아웃도어와 크리스에프앤씨도 물류센터에서 RFID 시스템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으며, 젯아이씨는 작년부터 RFID 시스템 적용을 테스트하고 있다. 케이투코리아는 올해부터 도입, 현재 물류센터에서 입고와 검수 과정을 진행 중이다.


김호현 한세엠케이 전산팀 부장은 “어떤 의류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재고관리의 효율이 상당히 개선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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