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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공학도가 사라진다. 국내 대학 순수 섬유공학과 ‘0’
젊은층 외면에 대학들 학과 통합하고 이름 바꿔

발행 2018년 07월 20일

임경량기자 , lkr@apparelnews.co.kr

학계 “업계 사양 산업 인식 자초, 투자 미룬 결과”
업계 “기술 혁신 이끌 청년층 전문 인력 부족”

 

[어패럴뉴스 임경량 기자] 섬유 제조업계가 섬유공학 출신 청년 자원이 부족해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섬유 업계 종사자 중 72%가 40대 이상으로, 디자이너·상품기획 직군 지원자는 넘쳐나는 반면 섬유 제조업은 인력 품귀현상을 겪고 있다.


이전까지는 섬유제조업의 90% 이상이 중소기업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지만 최근 구조적 원인에 대한 지적이 늘고 있다.


박일왕 SB텍스 대표는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로 외면하는 것이아니라 비전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외면하는 것이다. 원천 기술을 확보하기가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이라고 말했다.


젊은층들의 비(非)선호 현상은 대학 교육 현장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현재 전국 대학교 가운데 순수섬유공학과는 단 한 곳도 없다. 경북대가 섬유시스템공학, 영남대가 섬유신소재설계학, 전북대가 유기소재파이버공학, 숭실대가 유기신소재파이버공학 등으로 학과명을 교체한지 오래다.


한양대는 유기나노공학, 건국대도 유기나노시스템공학과로 바꿨다.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충남대학교 섬유공학과도 3년 전 고분자공학과와 계열을 통합, 유기재료공학과로 학과명을 변경했다.


대부분 섬유공학론을 다루지만 과거에 비해 비중을 줄이고, 간소화하는 추세다.


반대로 새로운 학과명을 달고 다른 계열의 전공과목을 신설하고 있다. 대학들이 섬유공학 전공을 꺼리고 있는 학생들의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한국섬유공학회 관계자는 “학과명을 ‘섬유공학’으로 달면 학생들이 입학을 꺼리는 게 현실이다. 유기, 섬유시스템, 파이버공학, 신소재라고 폭 넓은 범위로 바꾸고 전공과목을 다양한 기초 소재 분야로 다뤄야 그나마 진학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처럼 산업계는 전문 섬유공학도 배출이 줄었다고 지적하지만 대학들이 섬유공학 커리큘럼을 축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정영규 충남대 유기재료공학과장은 “과거부터 섬유산업은 사양산업이라는 말이 고착화되면서 학생들이 진로 선택에 있어 섬유공학을 꺼리게 됐다”며 “교육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계가 만들어 놓은 섬유 산업의 이미지와 경쟁력을 다시 한 번 따져볼 때”라고 말했다.


교육계는 지난 40년간 고성장하며 턴어라운드의 기회가 있었지만 안정적인 러닝머신 위를 제자리걸음한 섬유·패션 산업계의 책임을 지적하고 있다.


한국섬유공학회 관계자는 “섬유 제조 기업이 과연 얼마나 고용 경쟁력을 갖췄는지 들여다봐야 한다” 며 “세계적인 섬유·패션 기업이 없는 국내에서 관련 커리큘럼을 확대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미들스트림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업과 다운스트림을 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지만 영세한 중소규모이거나 해외 패션 업체의 납품사가 대부분인 국내 기업들이 R&D 인력이나 디자이너 직군에 투자할 리 없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라는 것이다.


주호필 텍스씨엔제이 대표는 “현재 섬유·패션 산업에서 가장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다운스트림 분야는 글로벌 패션 업체들과 이들이 선택한 생산기지국이 장악하고 있다. 원천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섬유·패션 업체들이 업스트림까지 꽉 잡고 있어 우리에게 남은 시장은 미들스트림(Middle Steam)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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