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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채널은 이제 ‘선택’ 아닌 ‘생존’의 전략
대형 유통, 온-오프라인 연동으로 고객 잡기

발행 2016년 09월 27일

정민경기자 , jmk@apparelnews.co.kr

직장인 유나리(30) 씨는 이번 주말에 있을 지인의 결혼식장에 마땅히 입고 갈 옷이 없어 고민이다. 빡빡한 업무 스케줄로 백화점에 들를 시간은 없고, 혼자 살아서 택배를 받기도 어렵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백화점에서 시작한 크로스픽업 서비스를 점심시간을 활용해 이용해보기로 했다. 스마트폰으로 백화점 온라인 몰에서 고른 블라우스를 결제하고 상품은 퇴근길 집 근처 편의점에서 찾아 간다.

 

옴니채널은 4년 전 미국 유통 시장에서 탄생한 용어다. 아마존, 이베이 등 온라인 유통의 파워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위축된 오프라인 유통 기업이 생존을 위해 세운 혁신 전략이다.


올 1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전미소매업협회(National Retail Federation)NRF 컨벤션에서는 옴니채널을‘ 플렉시블 쇼핑, 플렉시블 쉬핑(Flexible shopping, Flexible shipping)’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소비자가 모바일, PC, 오프라인 등 다양한 채널을 넘나들며 편리한 쇼핑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그들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는 뜻이다.


국내서도 최근 2~3년 전부터 롯데, 신세계, 홈플러스 등 유통 기업이 주축이 돼 옴니채널 전략이 실행되고 있다. 온-오프라인 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픽업서비스를 기본으로 비콘서비스, 페이, 그룹 통합 멤버십 등의 시스템이 순차적으로 갖춰졌다. 이런 시스템이 전 점포로 확산된 지난해를 옴니채널의 원년이라고 말할 수 있다.


홈플러스는 상반기 픽업서비스 사용량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으며, 키오스크(무인 정보 단말기) 사용자는 1.5배 늘었다. 롯데백화점의 픽업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월 1만 명으로, 약 1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위치기반 쇼핑 정보와 쿠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엘팟’수 신자는 하루 1만 명에 달한다.


대형 유통 옴니채널 2.0으로 진화

 

수면 위로 올라온 성과를 기반으로 올해는 옴니채널 2.0으로의 진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은 그룹 차원의 큰 전략을 그리고 있다.


옴니채널에 있어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온 롯데는 계열사의 모든 유통을 연계한 크로스픽업 서비스인 ‘리버스픽업’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서비스로 롯데 온라인 몰에서 구매한 상품을 롯데 편의점, 마트, 커피숍에서도 받고, 반품할 수 있게 됐다. 우선 지난 7월 전국 4천3백여개 세븐일레븐(15평 이상)편의점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연내 전 계열사의 유통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진호 롯데 옴니채널팀장은 “롯데라는 네트워크에 고객을 락인하는 전략”이라며 “픽업서비스는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타임에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플렉시블 쇼핑’의 교두보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매장에서 쇼핑의 편리성과 재미를 주기 위한 다양한 기능을 접목하고 있다. 지난 7월 본점 ‘탠디’ 매장에 3D 발 사이즈 측정기를 도입했는데 한 달 동안 1,500명의 고객이 이용했고 600여건의 주문을 받았다.


타미힐피거·빈폴·헤지스 매장에는 지난 5일부터 3D 가상 피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분당점 식품매장에는 10월께 SK텔레콤과 공동 제작한 ‘스마트쇼퍼’ 기능을 선보인다. 상품의 바코드를 찍고 결제만 하면 배송을 해주는 서비스이다.

 

신세계와 현대는 O2O 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O2O 서비스는 당초 온라인을 이용해 오프라인에 고객을 데려오는 마케팅 방식을 가리켰으나, 이제는 Online to Offline, Offline to Online으로 온-오프라인 간 연계 사업을 가리킨다.


신세계는 먼저 그룹 차원의 온라인 사업 방향을 설계했다. 2014년 계열사의 온라인 몰을 통합한 SSG닷컴을 오픈해 신세계백화점관과 이마트몰의 매출을 연 10%대 이상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9일 오픈한 스타필드 하남에는 200만개가 넘는 SSG닷컴의 온라인 상품을 옮겨놓은 O2O 전문매장 슈퍼샵(33평)을 열었다. 슈퍼샵에는 RFID(무선 주파수를 이용해 대상을 식별하게 해주는 장치), 터치 디스플레이, 디지털사이니지(문자나 영상 등 다양한 정보를 화면으로 보여주는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IT 기술을 접목했다.


소비자는 매장에서 상품을 체험하고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중 원하는 방식으로 결제하면 된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런칭한 온라인 몰 더현대닷컴에 ‘VR(Vertual Reality:가상현실)스토어’를 열었다. 지난 7월 오픈한 판교점 ‘나이키’와 ‘아디다스’ 매장을 시작으로 추선선물세트 존을 공개했고 이달 말 MD를 개편한 중동점 5층 남성복PC를 선보인다. 내년에는 현대그룹의 통합 멤버십을 도입할 계획이다.


온-오프라인 일관된 가격 정책 필요

옴니채널은 ‘모든’을 뜻하는 옴니(Omni)와 제품의 유통 경로를 의미하는 채널(channel)의 합성어로 모바일, PC, 오프라인 등 여러 개 쇼핑 채널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소비자에게 일관성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한국 기업의 옴니채널은 가격이 일관되지 못한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지적되어 왔다.


상품은 매장에서 확인하고 구입은 온라인에서 하는 쇼루밍족이 출현하게 된 배경도 이 때문이다. 동일한 상품을 온라인에서 더 싸게 팔거나 할인 쿠폰 등을 적용하면서 고객들이 구매 채널을 옮겨가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까지도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온라인 몰에는 할인 쿠폰이 존재한다.


유통 업계는 그 이유에 대해 온라인몰 간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할인 쿠폰을 적용하지 않으면 단기적으로 하락할 매출에 대한 우려가 깊다.


이 같은 정책은 기업 입장에서도 손해다. 온라인의 할인 정책으로 외형이 커져도 수익률은 오프라인보다 떨어진다.


임한오 현대백화점 이커머스팀장은 “O2O사업의 완벽성을 기하기 위해서는 온-오프라인 간 동일한 가격 정책이 필요하다”며 “고객이 가격 외 메리트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채널별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기능적인 부분은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운영 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전략의 한계에 봉착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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