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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타결 유일한 대응 방안은...
‘디자인과 품질’

발행 2014년 11월 24일

이채연기자 , lcy@apparelnews.co.kr

지난 10일, 한·중 자유무역협정(이하 FTA)이 사실상 타결되면서 섬유 패션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구체적인 적용 대상과 범위, 시기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어 관련 업계와 직능 단체 등이 검토에 들어간 가운데 큰 줄기만 놓고 보면 패션 완제품 수출에는 호재로, 원단·직물 등 중간재와 제조 분야에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섬유 산업을 대표하는 대구 지역과 중국산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동대문, 최대 수혜주로 떠오른 유아동복 업계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디자인과 품질 향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산과 품질 차이는 좁혀졌지만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서는 원단부터 완제품, 동대문에서 백화점 상품에 이르는 모든 업종에서 디자인과 품질력을 높이는 방법 외엔 대안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대구 섬유 업계
섬유 산업 주도권은 이미 중국에...
가격 아닌 품질·마케팅으로 승부해야

“한국산 원단은 중국산에 비해 너무 비쌉니다. 품질 격차는 줄었는데 중국산 동일 품목과의 가격차가 1.5~2배까지 납니다. 이런 가격경쟁력으로는 미래가 없죠”


대구 지역 섬유업체들과 중국 내수 패션 기업을 거래처로 두고 있는 원단 컨버터 JK텍스타일의 정우연 사장은 “한국산 원단이 아직 바이어들에게 고급 소재로 인식되고 있을 때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품질 우위는 희석되는데 원가는 낮추지 못하는 것이 한국산 섬유의 최대 약점이라는 얘기다. 거기에 관세까지 철폐되면 한국 중소 섬유업체들이 중국과 한국 거래처 모두를 잃는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대표 섬유생산지인 대구 지역 업체들의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FTA타결은 또 하나의 부정적 변수일 뿐, 훨씬 이전부터 국산 섬유의 경쟁력 저하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는 것. 중국은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내수 시장과 풍부한 노동력, 공격적인 품질 투자를 앞세워 이미 전 세계 섬유 산업의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복 용 소재 생산으로 출발해 현재는 패션 브랜드 사업으로 전환한 투에스티인터내셔널 노동훈 대표는“ 싼 가격에 밀려들어오는 중국 소재에 거부감이 감소하는 만큼 대구 섬유업체들이 국내 패션브랜드에 공급하는 물량이 줄었다. 그나마 순수 국내 생산량이 적어 단 납기로 경쟁하기도 어려웠고, R&D 투자는 더욱 요원했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는 국내 생산 여건, 그 속에서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경쟁력 저하 극복이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가격’을 넘어선 부가가치를 더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국산 섬유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현실적 방안으로는 완제품, 즉 패션 산업과의 연계가 꼽힌다. 한국 소재에 대한 신뢰가 중국보다 높을 때 완성도 높은 패션 상품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부각시켜야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는 필히 국가 차원의 강력한 마케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구경북섬유패션조합 한 관계자는 “일본이나 이태리와 같이 양질의 섬유 공급자와 완제품 공급자가 단단한 스트림으로 연결되고,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단발성 행사에 그치고 만 정책, 일부 업체나 개인이 독식하다시피 한 정부와 지자체 지원 사업, 자사 이익을 앞세웠던 업체들의 변화도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대문
이미 수년전부터 중국산 대거 유입
FTA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

국내 최대 의류 시장 동대문 역시 한·중 FTA 피해에 대한 우려가 크다.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내 봉제 산업이 쇠퇴하기 시작하면서 이미 중국산 제품들이 시장에 밀려들어오기 시작한 가운데 한·중 FTA 발효 이후 그 물량 공세가 더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가격 뿐 아니라 디자인과 품질 등 중국 제품의 경쟁력이 높아졌고 여기에 관세 혜택까지 반영되면 위협적인 경쟁 상대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동대문 상인들의 입장에서는 중국 수출이 정식 루트를 통한 게 아닌 보따리상을 대상으로 한 판매가 대부분이어서 실질적인 혜택이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연 수백억원의 물량을 수출하고 있는 상인들도 일부 있지만 그들 역시 정식 무역이 아니기 때문에 관세 혜택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


동대문의 한 관계자는“ 시장 수출은 일반 기업체들과 달리 정식 무역이 아니다. 때문에 FTA가 발효되더라도 실질적인 혜택은 미미한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FTA가 발효되면 한국산 제품이 중국 시장을 장악하기 보다는 중국산 제품들이 한국 시장을 장악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결론이다.


봉제 공장들 역시 국내산 제품들의 경쟁력 약화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대부분이 가족 단위 가내 수공업 수준의 규모로 이에 대한 타격을 크게 걱정하는 분위기다.


물론 부정적인 상황만 예상되는 것은 아니다. 품질을 높여 경쟁력을 갖춘다면 충분히 승산 있는 게임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한국 상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판로를 확대한다면 충분히 수출 규모를 키울 수있다는 것.


또 중국의 인건비와 물류비가 크게 상승했기 때문에 예전만큼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가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패션 산업의 모든 스트림이 집약된 동대문 시장의 특성을 잘 활용한다면 글로벌 SPA에 못지 않은 경쟁력을 창출할 수 있다는 긍정론도 나오고 있다.


유아동복
한·중 FTA 최대 수혜주로 부상
기술력 앞서 있고, 중국인 선호도 높아

 

업계는 한·중 FTA 체결의 최대 수혜주로 패션 시장 내에서도 유아동복을 꼽고 있다.


지난해 중국 유아동 시장 규모는 19조8천억원으로 국내 1조5천5백억원에 비해 13배 정도 큰 것으로 분석됐다. 더불어 산아 제한 정책 완화로 미래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시장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중국 유아동 관련 시장은 고가 명품과 저가 시장으로 크게 양분되어 있어 중가 내지 중고가의 고급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디자인과 품질을 갖춘 국내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특별히 높은 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지난 9월 중국 패션 기업인 랑시그룹이 아가방앤컴퍼니를 인수한 것도 그러한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중국 현지 기업들이 한국 패션 기업이나 브랜드를 인수할 때 1순위로 꼽는 분야가 유아동복이다. 랑시그룹은 중국에서의 거대한 네트워크와 자금력을 바탕으로 중국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국내 유아동복은 중국 소비자들의 파워를 실감하고 있다. 한중 FTA에 체결에 따른 요우커의 구매력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면세점에 입점한 유아동복 및 용품 매장이 크게 증가했는데 특히 소공동 롯데면세에 입점한 유아용품 존의 ‘코모토모’와 보령메디앙스의‘ 닥터아토’, ‘비앤비’ 등 유아용품이 활발하게 판매되며 월평균 2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매출의 80%가 중국인 관광객에 의한 것으로 집계돼 FTA 체결 후, 더욱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유아동복 업체들의 중국 진출도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 생산기지가 없는 소규모 업체는 품목당 8~13%로 부여되던 관세 부담이 해소되면서 투자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고, 이미 진출한 업체의 경우 종전 관세에 따라 높게 책정된 배수를 하향 조절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까지 높일 수 있게 됐다.


중국에서 ‘알로앤루’, ‘섀르반’등을 전개 중인 제로투세븐은 232점(10월말 기준)을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에 더욱 공격적인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한세드림의‘ 컬리수’와‘ 모이몰른’은 각각 90개 4개에서 내년 120개 30개로 매장 확대에 속도를 낸다.


중국에서 ‘트윈키즈’를 전개 중인 참존어패럴은 내년 자사 유아동 멀티숍‘ 트윈키즈365’도 진출시킬 계획이다. 이들은 중국에서 더욱 공격적인 전개를 위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해외 제3국의 생산 비중을 줄이고 배송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중국 생산 비중을 확대하기로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유아동 시장은 초저출산율, 해외 직구 등 성장 한계 요소가 많다. 유아동 산업의 경우 중국에 비해 우리가 디자인이나 기술력에서 크게 앞서 있기 때문에 제대로 자리만 잡는다면 매우 큰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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